의사 2만명 여의도서 집회 "의사 무시·탄압하면 강력한 저항에 부딪힐 것"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하는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3일 오후 서울 여의대로 인근에서 ‘의대정원 증원 및 필수의료 패키지 저지를 위한 전국의사 총궐기대회’를 열었다.

주최 측은 집회에 4만명이 참석했다고 주장했고 경찰에는 사전에 2만5천명이 참가할 것이라고 신고했다.

이날 집회는 서울 여의도공원 옆 여의대로 인근(여의도환승센터~마포대교 남단)에서 5개 차로를 점거한 채 열렸다.

김택우 의협 비대위원장은 대회사에서 “정부가 전공의를 초법적인 명령으로 압박하고 회유를 통해 비대위와 갈라치려고 갖은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며 “정부가 의사의 노력을 무시하고 오히려 탄압하려 든다면 강력한 국민적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정부는 의사가 절대로 받아들이기 힘든 정책을 ‘의료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일방적으로 추진했다”며 “이에 사명감으로 자기 소명을 다해온 전공의가 스스로 미래를 포기하며 의료 현장을 떠났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서 제출을 “중생을 구하기 위해 자기 몸을 태워 공양한 ‘등신불’처럼, 정부가 의료 체계에 덧씌운 억압의 굴레에 항거하고 ‘의료 노예’의 삶이 아닌 진정한 의료 주체로 살기 위해 분연히 떨쳐 일어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정부는 전공의와 의대생을 비롯한 모든 의사가 한목소리로 의대 정원 증원을 반대하는 이유를 분명하게 알고 있지만 정책과 제도를 악용해 의사를 영원한 의료 노예로 만들기 위해 국민의 눈을 속이고 있다”고 반발했다.

그는 “전공의와 비대위 누구도 의료 파국을 조장하거나 원하지 않는다”면서도 “전공의와 의대생으로 시작한 이번 투쟁은 미래 의료 환경을 지켜내기 위한 일인 동시에 국민 건강 수호를 위한 의사의 고뇌가 담긴 몸부림이자 외침이란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집회 참가자들이 왕복 10차로 중 5개 차로를 점거하면서 여의도 일대는 극심한 교통 정체가 빚어졌다.

집회 현장을 찾은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은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조 청장은 “준법 집회는 보장하지만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조치하겠다”며 “일부 언론에서 보도된 집회 참가 강요 등에 대해서는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기동기자 leekd@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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