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만필] 김영주 입당, 정치의 민낯
[천자만필] 김영주 입당, 정치의 민낯
  • 승인 2024.03.05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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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준엽 시사유튜버(대한민국 청아대)
“정치가 사리사욕 도구로 쓰여선 안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영주 국회부의장이 4일 국민의힘에 입당하면서 한 말이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겨냥한 발언일 것이다. 최근 민주당의 공천잡음, 즉 ‘비명횡사’로 거론되는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김영주 의원이다.

김영주 의원은 금융노조에서 활동하다 1999년 김대중 전 대통령에 발탁돼 ‘노동계 인사’로 민주당에 영입된 인물이다. 2000년엔 비례대표로 공천을 받았으나 당선되지 못했지만 2004년 다시 비례대표 공천을 받아 국회에 들어갔다. 그렇게 17, 19, 20, 21대 총 4번의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선됐다. 문재인 정권 시절엔 고용노동부 장관 그리고 21대 국회 후반기엔 국회부의장까지 지낸 민주당 여성 정치인으로선 상징적인 인물이다.

김 의원은 지난달 19일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로부터 의정활동 하위 20% 통보에 모멸감을 느낀다며 탈당했다.

공관위의 평가가 억울하다고 판단되면 정치인 입장에서 지도부를 비판할 수도 있고 탈당을 할 수도 있다고 본다. 그것은 개인의 정치적 자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탈당 신고서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국민의힘을 입당하는 것은 어떻게 봐야 할까? ‘정치가 사리사욕 도구로 쓰인다’는 얘기에 과연 김영주 의원 본인은 해당하지 않는 걸까? 문정부의 고용노동부 장관 시절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갖고 있던 소신은 어찌 되었나?

정치의 우스운 꼴을 민주당에서만 보여주는 게 아쉬웠는지 여당의 비대위원장은 이런 인물을 인재라며 직접 만나 입당을 제안하고 결국 영입까지 했다. 한동훈 위원장이 김 의원에게 당 점퍼를 입혀주는 모습은 현재 우리 정치의 민낯이 어떤지 여실히 보여주는 장면이다. 한 위원장은 김 의원을 만나 ‘중도 외연 확장’을 말했다고 한다. 외연 확장이란 외부에 능력있는 인사를 영입했을 때나 하는 얘기지 타당에서 누릴 거 다 누렸다가 공천 때문에 건너온 인사를 두고 쓸 수 있는 말이 아니다.

제1 보수정당의 인사기준과 수준이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보수 언론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지만 당에선 누구 하나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없다. 다른 당에서 누릴 거, 다 누린 인사에게 꽃가마를 태워준다면 도대체 누가 그 당을 위해 헌신할 수 있을까? 최근 여론에서 상한가를 치고 있음에도 필자가 여당을 걱정하고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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