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 정치혁신의 주체는 없다
[대구논단] 정치혁신의 주체는 없다
  • 승인 2024.03.06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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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복 영진전문대학교 명예교수, 지방자치연구소장
대학생들이 나라와 국민들을 위한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는 국회의원들에게 가장 혐오하는 정치인이라는 화살을 쏜 적이 있다. 아랫 글은 2014년 11월 대구신문 글이다.

‘돈은 없으면서 억 단위를 마구 말하는 입버릇처럼 존경 받아야 할 대상들이 길거리에 날리는 헌 종이 나부랭이가 되고 있다. 그런데도 국회의원이 되고 싶다는 사람들이 줄을 잇는다. 금배지를 달면 보통사람과 다른 기득권이라는 별이 줄줄이 달리기 때문이다. 200여개나 되는 특권이 북한 권력자의 옷에 주렁주렁 달린 훈장처럼 넘쳐난다. 많은 특권이 주어지면 국민의 대표라는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그에 상응하는 일을 하고 분별되는 행태를 보여야 한다. 300명(국회의원을 200면 정도로 줄여야 한다)의 국회의원들 가운데 정말 나라를 걱정하면서 소임을 다 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국민들도 그렇다. 뽑아 놓고는 욕을 한다. 민주주의 정치 감각이 없어서 일까. 지연· 혈연· 학연 등의 올무에 갇혀있기 때문일까. 국민들의 빗댄 시선을 피할 수 없었던지 정치권에서 혁신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총선과 대선을 대비하는 모양새로 비친다. 여·야 혁신위원장들이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모처럼 같은 목소리를 냈다. 무노동 무 세비, 출판기념회 금지, 체포동의안 제도 강화 등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에서 대체로 공감대를 이뤘다. 또 완전국민경선제 도입을 통한 상향식 공천에도 공감했다고 한다. 여당은 비례대표의원을 줄이자고 했고 야당은 소수자, 약자 등의 정치참여를 위해서 비례대표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필자는 비례대표제가 제 기능을 못하고 있으므로 제도 자체를 아예 없애야 한다고 생각한다). 문제가 많은 국회선진화법 개정에 관련해서 여당은 개정의 필요성을 야당은 법고수를 들고 나왔다. 여야가 함께 정치개혁의 필요성을 제기한 것은 의미가 있다.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김문수 혁신위원장의 혁신안에 일부 의원들의 반발이 터져 나왔다고 한다. 특권을 내려놓기 싫어서였을 것이다. 김 위원장은 사실상 의원총회에서 그의 혁신안이 거부당하는 상황이 벌어졌지만 의원 특권 내려놓기의 기본 골격을 그대로 추진하겠다’고 했다.

윗글은 10년 전 필자가 쓴 칼럼이다. 지금의 정치상황과 뭐 달라진 점이 있나. 22대 총선을 앞두고 지금 백가쟁명, 나라를 걱정한다는 정치인들이 대량 방출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선거는 지연·혈연·학연 등등 작은 인맥에 얽혀 있었으나 지금 선거는 이에 덧붙여 메가선거, 디지털선거 양상으로 발전되고 있다. 과학적인 선거는 물론 보다 큰 목표, 정당의 팬덤 유지관리, 지지자들의 미흡한 이념 선거 등으로 과거와는 아주 다른 분위기를 보여준다. 선거의 우선적 잣대로 여기던 도덕성, 윤리성은 없어진지 오래다.

여당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국민들이 바라는 여러 정치개혁안을 내 놓고 실천을 다짐하고 있다. 국민들은 그의 개혁안에 어느 때보다 관심이 많아 보인다. 당이 시키는대로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후보자 군에 들어가 반대성 반응이 없다. 지금의 상황으로 볼 때 총선 승리를 누가 하느냐에 따라서 정치혁신 내용도 좀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희안하게도 이번 선거는 범범자에게 아주 유화적이다. 징역 2년을 선고받은 자가 정당을 창단하고 출마하는 변이가 발생했다. 유연한 비례대표제를 도입하여 소수정당에 대한 의원 배분을 시스텀화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술수가 숨어 있다. 이른바 소수정당들에게 의원수를 나누어 준다면서 다수당의 힘으로 준 연동제선거법 개정, 위성비례대표제를 채택했다. 46석 비례대표의원의 소속이 궁금해진다. 아직까지도 공천이 뒤죽박죽이다. 후보자도 모르고 국민들도 모르는 선거 대 장전이 이뤄지고 있다.

민주당은 이재명대표를 내 세워 큰 정치를 한다는 말도 있다. 그는 재주가 비상한 사람이다. 좋은 생각을 가지고 정치를 해 왔다면 그의 정치노선이 빛났을 것이다. 안타까운 것은 그가 법범자로 기소되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점이다. 그의 재판 귀추가 그의 정치가도를 결정지울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특권의 중심지 국회를 향하는 정치인들의 선거 양심에 진짜 나라사랑을 호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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