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박정희 동상 건립, 오히려 때늦은 감 없지 않다
[사설] 박정희 동상 건립, 오히려 때늦은 감 없지 않다
  • 승인 2024.03.06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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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대구시장이 동대구역 광장의 이름을 ‘박정희 광장’으로 바꾸고 박 전 대통령 동상을 세우겠다고 했다. 일부 단체가 추진하는 동상 건립과는 관계없이 시민 세금으로 시가 독자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대구시 예산이 곧 시민 성금이라고 했다. 홍 시장은 시민의 대표기관인 시의회와 동상 규모와 시기 등을 논의하겠다고 했다. 이를 두고 일부 시민들이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이 문제가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홍 시장은 광주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 흔적이 곳곳에 스며있었다며 대구도 지역을 대표하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업적을 기리는 사업을 할 때가 됐다고 했다. 동상의 크기는 서울 광화문 앞에 있는 6.5m의 이순신 장군 동상을 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또 홍 시장은 진보 성향 시민단체의 반발에 대해 ‘100%의 찬성은 북한에나 있다’며 일부 반대 여론 때문에 정책을 집행하지 못하면 할 일이 아무것도 없다고 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세계 최빈국 중 하나였던 대한민국을 산업화해 오늘날의 경제발전을 견인한 대통령이다. 한마디로 말해 대한민국 5천년 역사에서 처음으로 보릿고개를 없앤 유일한 지도자이다. 경부고속도로, 포항제철, 원전, 지하철 등 건설, 통일벼 개발, 산림녹화, 원양어업, 새마을운동, 그린벨트, 무기 국산화, 화교 자본 차단, 기능올림픽 제패 등이 모두 그의 공적이다. 그만한 지도자는 세계적으로도 드물다.

박 전 대통령이 집권했을 때 우리나라의 성인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70달러가 되지 못했다. 당시 가나나 수단과 같은 지구상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였으며 외국으로부터 원조를 받던 나라였다. 세계적으로도 한국은 천연자원이 부족하고 에너지원이 없어 경제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은 모든 것이 불리한 여건 속에서 경제 성장을 이루었고 세계는 ‘한강의 기적’이라 평가했다.

성장 과정에서 장기 집권, 노동자의 인권, 사회적 불평 등의 문제점이 제기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어떤 인물을 평가할 때는 당시의 상황에서 해야 한다. 굶어보지 않고, 그가 이룬 풍요 속에서 가난을 경험하지 못한 시각에서 그를 폄훼해서는 안 된다. 박 전 대통령은 대한민국과 대구의 자랑스러운 자산으로 동상 건립은 오히려 만시지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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