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상급병원의 지나치게 높은 전공의 비중 줄여야
[사설] 상급병원의 지나치게 높은 전공의 비중 줄여야
  • 승인 2024.03.11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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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해 수련 중인 전공의들이 현장을 이탈함에 따라 이들이 근무하던 병원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연일 전국에서 수많은 환자가 몰려들던 수도권 ‘빅5’ 대형병원에서는 진료하던 환자가 줄어들어 수입은 급감하는데 비해 의료진들의 피로도는 한계에 달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 의료전달체계의 최상위 의료기관으로 수련하는 전공의를 두고 있는 상급병원에서 교수급 전문의들의 진료를 보조하면서 수련하는 전공의의 부재가 병원 운영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어쩔 수 없지만, 이들의 이탈로 수술과 외래진료 환자가 줄었다고 간호사와 같은 병원 직원들에 대해 무급휴직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은 병원이 환자들에 대한 질 높은 의료서비스 제공보다 수익 창출에만 급급한 것으로 보여 잘못되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작년 말 기준 소위 빅5 대형병원의 전공의 비중은 평균 39%로 이는 이웃 일본 도쿄의대 부속병원의 10.2%나 미국 메이요 클리닉의 레지던트 비율 10.9%와 비교하면 전공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 따라서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던 전공의들의 현장 이탈은 병원의 운영에 직격탄을 주게 된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매일 전국에서 수많은 환자들이 자신들이 사는 지역의 전문의들로만 구성된 2차 병원을 버리고 수도권 대형병원으로 몰려드는 이유는 병원에서 수련 중인 수련의들에게 진료나 치료받으러 오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련의가 자리를 비웠다고 진료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문제가 있는 것이다.

기존 수련의들이 하던 사소한 의료행위까지 모두 전문의와 교수들이 떠맡게 됨으로써 환자 1명을 진료하고 치료하는 데 시간이 더 소요하게 됨으로써 예정된 수술이나 치료가 미뤄질 수는 있다. 이는 병원운영자가 전문 의료인을 더 확보하여 해결해야 하는 것이지 전공의가 없다는 것으로 책임을 돌려서는 안 된다. 즉 이 문제는 의료인의 문제가 아니라 병원 운영자의 문제인 것이다. 더 이상 수련을 명분으로 값싼 인건비로 전공의들을 중노동에 빠지게 만들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기회에 상급종합병원에서 지나치게 높은 전공의 비중을 줄이고 전문의 수를 늘려 수련의 없다고 병원에서 제때 치료나 진료 받지 못하는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함께 모색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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