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 화재 참사 원인은 튀김기 온도제어기 고장
문경 화재 참사 원인은 튀김기 온도제어기 고장
  • 박용규
  • 승인 2024.03.13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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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량의 식용유 가열 못 막아
지난 1월 31일 경북 문경시 육가공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 참사는 불이 시작된 전기튀김기의 온도제어기 고장으로 대량 식용유의 가열을 막지 못해 큰 피해가 난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청은 13일 정부합동청사에서 문경 화재 참사 합동조사 결과와 재발방지 대책 브리핑을 갖고 당시 불은 119 신고가 접수된 오후 7시 47분보다 10여분 앞선 7시 35분에 3층 전기튀김기에서 발화해 근처에 있던 982ℓ짜리 식용유 저장 탱크로 옮겨붙었다고 발표했다. 이후 빠른 속도로 천장과 실내 전체까지 번졌다.

당시 건물 안에 있던 공장 관계자 5명의 대피 여부가 파악되지 않아 소방대원들이 건물 안으로 진입했다. 이들이 3층 출입문을 열었을 때 고온의 가연성 가스가 폭발하면서 문경소방서 소속 고(故) 김수광 소방장과 박수훈 소방교 2명이 강한 열과 짙은 연기, 천장 붕괴 등 장애물로 인해 고립됐다. 두 대원은 고립된 상태로 안타깝게 순직했다.

화재 이후 안전 장치인 온도제어기 고장으로 식용유가 발화점(383도) 이상으로 가열된 것으로 막지 못했고 화재 이틀 전 공장 관계자가 화재수신기 경종을 강제 정지시키는 바람에 불이 일정 수준 확산된 후에야 불을 발견하고 신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관계자는 “공장에 고온 환경이 형성되는 경우가 많아 화재가 아닌데도 울리는 경우가 종종 있어 정지시켜 놨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불이 커지는 것을 막지 못한 이유로는 화재에 취약한 공장의 샌드위치패널 구조, 현장 화재 진압 과정에서 정보 공유의 미흡 등이 지적됐다.

소방청은 사고 직후 기획조정관을 단장으로 외부전문가, 현장대원, 소방노조 등 25명으로 합동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지난달 5일부터 지난 5일까지 한달간 화재 원인과 안전관리 문제점 등을 분석했다.

소방청은 사고 재발 대책도 내놨다.

재난현장표준절차(SOP)를 대원 안전 중심으로 전면 개정하고 소방대원이 화재 현장에서 반드시 지켜야 하는 안전관리 원칙도 명확히 규정할 계획이다.

화재 취약 문제점으로 지적받는 샌드위치 패널 건축물 안전기준을 강화하고 현장 정보가 신속히 전달되도록 모바일 전파 등 예방정보시스템도 개선하기로 했다.

현장 소음과 보호장비 착용 등으로 인한 음성 전달 어려움 해소를 위해 송·수신 기능도 손보고 화재 위험이 큰 식용유 취급 기계와 설비는 제조 단계부터 안전 기준을 강화한다.

소방공무원 신임 교육부터 단계별 직무역량 평가 인증을 승진과 보직 관리 필수 요건으로 추가하고 이를 위해 실화재 훈련시설을 8개소에서 17개소로 확충하는 등 인프라 강화도 추진한다.

또 인력과 예산 확충 및 효율적 운영을 위해 소방수요를 고려한 인력 재배치를 원칙으로 하고 부족한 인력은 구체적 충원 방안 마련과 최고 성능의 장비 보급도 추진한다.

박용규기자 pkdrgn@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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