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과연 정부는 의사들을 이길 수 없는 것인가
[사설] 과연 정부는 의사들을 이길 수 없는 것인가
  • 승인 2024.03.14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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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의대증원 방침에 대한 반발로 현장을 이탈한 수련병원의 전공의들은 정부의 면허정지 예고와 같은 강력한 제재에도 불구하고 꼼짝도 않고 있고, 의과대학생들은 수업거부와 함께 동맹휴학을 감행하고 있으며, 의대 교수들은 제자들을 보호한다는 미명하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전혀 증원정책을 재고할 생각이 없다는 점을 천명하고 있어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다. 결국 정부와 의료계의 고래싸움에 불쌍한 아픈 새우인 환자들만 고통 받고 있다. 사정이 이러하자 국민들 사이에서는 ‘아픈 것이 죄’라는 한숨만 나오고 있다.

과연 정부와 의료계의 싸움의 본질은 무엇인가? 이들 모두는 국민을 위한 것이라고 표방한다. 그러나 당장 각종 질병에서 고통 받고 있는 환자들의 입장에서는 제때 치료를 받아 아픈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어 한다. 따라서 이러한 소망이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으로 이루어지지 못할 경우 그 책임의 진위를 떠나 비난의 화살은 1차적으로 환자의 곁을 떠난 의료계로 그다음으로 이러한 사태를 발생시킨 정부로 향하게 된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의사들을 이길 수 없다. 의사들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 것 자체가 어이없을 정도로 어리석은 발상”이라는 글을 SNS에 올려 논란을 야기한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장이 또 다시 “정부가 전공의 악마화에 이어 전국 의대교수들에 대한 악마화 작업을 시작하고 있다”며 의사들의 행동을 비판하는 언론과 사설 등을 비난하는 글을 올려 논란이 야기되고 있다. 하지만 전쟁터를 이탈한 군인과 같이 환자 곁을 떠난 의사 또한 그 어떤 변명으로도 본분을 망각한 것으로 비난 받는 것은 당연한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비록 현재까지 의료 현장을 벗어난 의료진은 의사이지만 수련중인 전공의들이고 환자 진료의 주된 책임을 지고 있는 전문의들과 교수들이 힘들게 의료현장을 지키고 있음으로 심각한 수준에 까지는 이르지 않고 있어 매우 다행스럽지만 이들마저 현장을 떠난다면 정말 수습할 수 없는 상태에 직면할 수도 있다.

이미 지난 20년 동안 의대증원과 관련해 의료계 반발로 3번이나 물러설 수밖에 없었던 정부는 이번만은 절대적인 국민의 지지를 등에 업고 각종 대비책을 제시하면서 결코 물러설 뜻이 없음을 보이고 있다. 과연 이번에도 정부가 의사를 이길 수 없는 것일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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