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디자인 기행] 예술, 상상력 주는 아름다움...한계 없는 상상력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일상 속 디자인 기행] 예술, 상상력 주는 아름다움...한계 없는 상상력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 류지희
  • 승인 2024.03.14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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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 브라더스 100주년 특별전
예쁜 공주·흉측한 야수·탐정…
창의력 원천이었던 만화 가득
희망 가득했던 어린날로 안내
톰과 제리·베트맨·반지의 제왕
美 TV 애니메이션 캐릭터 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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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 브라더스 100주년 기념 특별전의 모습이다. 100년의 역사를 함께 동고동락해온 애니메이션과 영화속 인물들의 포토존이 마련되어 있어 어린시절 추억을 회상하며 사진을 남기고, 친구와 함께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캐쥬얼한 연출의 전시로 구성되어 있다. 사진 서울동대문디자인플라자.

어릴 적 일요일만 되면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을 보기 위해 덜떨어진 눈을 비비며 TV앞으로 향하곤 했다. 금발의 긴 머리 결의 예쁜 공주가 흉측한 야수와 사랑에 빠지는 환상적인 동화이야기, 마술 지팡이로 원하는 것은 뭐든 다 이룰 수 있는 신비로운 마법사 이야기, 추리를 통해 난제를 해결해나가는 명탐정 이야기 등 필자의 유년기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창의력의 원천이 되어주었던 꿈과 희망의 만화영화들은 지금도 여전히 가슴속에서 살아 숨 쉬고 있다.

시간이 지나 어른이 된 지금, 문득 떠올려보면 그리워지는 만화영화 속 주인공들이 있는데, 어린 시절에는 단순히 힘이 TV서 멋지고, 귀여운 외모에 좋아했던 캐릭터들이 이제는 그들의 대사와 행동 하나에도 깊이 공감하게 되고 때로는 대견하고 애잔하기까지 하다. 혹자는 삶이 고달프고 지칠 때면 그 시절의 동심으로 돌아가 순수한 마음을 느끼고 싶어 한다. 마냥 기분 좋게 울고 웃으며 감정을 있는 그대로 느끼고 표현할 수 있었던 순간들의 소중함이 필요한 것이다. 어린 시절에 대한 향수는 자유로부터 온다. 순수함은 자유이니까. 밝고 긍정적인 만화영화 속 인물들의 인생관을 통해 지혜를 얻기도 하고, 새로운 모험심에 용기를 얻어 불을 지피기도 한다. 상상력이 주는 에너지에는 한계가 없다. 그래서 우리는 일상에서 잠시나마의 상상을 통해 도피아닌 도피를 한다. 상상하지 않는 자에게 진정 아름다운 자유가 있을 수 있을까.

전 세계인들의 심장을 웃고 울리며 동고동락해온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회사 워너 브라더스의 역사가 올해로 100주년을 맞이했다. 1930년에 설립된 워너 브라더스 애니메이션은 대표작으로 벅스 버니(The Bugs Bunny)를 제작한 회사로 잘 알려져 있다. 벅스 버니는 “토끼는 당근을 좋아한다”라는 인식을 심어준 원흉이기도 하며, 특유의 능글맞음과 유머로 1940년대부터 쭉 사랑받아 온 캐릭터이다. 그뿐만 아니라, 단 한 마디의 대사도 없이 감정의 희로애락을 담은 미친 몰입감으로 압도적인 사랑을 받아왔던 톰과 제리,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원작 영화 윙카, 마법사 시리즈의 센세이션 해리 포터, 반지의 제왕, 베트맨 등 미국 최대의 TV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보유하고 있다. 그야말로 이 시대 인류의 가슴 속에 뭉클한 상상과 창의를 심으며 문화 예술계를 끌어온 고마운 존재라 할 수 있다.

3월 31일까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워너 브라더스의 100주년 특별전을 만나볼 수 있다.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그들의 설립부터 지금까지의 다양한 만화영화 작품들을 감상하며 마음껏 이야기 나누며 추억여행을 떠나봐도 좋겠다. 전시에는 하나의 애니메이션이 탄생하기까지 고민한 흔적들이 담긴 스케치부터 명대사들을 수집한 영상 등이 디스플레이되어 삭막한 어른이 되어버린 지금의 일상에 많은 희로애락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달리&가우디 미디어아트 전시

미디어 영상으로 홀 전체 연출

달리, 독특한 무의식과 초자연
가우디는 화려한 色·곡선 특징

초현실·형이상학적 세계 안내

웅장한 분위기 통해 몰입 유도


만화영화를 통해 동심을 여행했다면, 여기 완전히 다른 세상으로 빨려들어온 듯한 괴짜 천재의 전시가 또 하나 있다. 천재 화가 달리의 기발하고 상상력 넘치는 이야기들과 건축계의 거장 가우디의 작품을 한곳에서 만나볼 수 있는 초대형 미디어아트전이다. 달리 탄생 119주년을 기념하며, 회화, 사진, 조각, 영상 등 60여 년에 걸친 그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본 전시에서는 달리의 독특한 무의식 세계와 기이하고 초자연적인 것에 대한 집착에 가까운 그의 열정이 황홀함을 넘어 경외로움까지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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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 & 가우디 미디어아트전시 메인홀의 전경으로, 마치 다른 세상에 와있는 듯한 착시를 불러일으킨다. 웅장한 음악과 함께 달리의 기괴하고 독특한 작품들을 영상공연으로 만나볼 수 있는 황홀한 몰입형전시로 공간을 연출하였다. 사진 워커힐 호텔 빛의 시어터 전시장.

그런 달리에게 큰 영감을 준 스페인의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 역시 기존 건축물의 틀을 과감히 탈피하여 구엘공원, 까사밀라, 사그라다 파밀리아 등 대표적인 건축물을 만들었다. 화려한 색채감과 함께 자연을 모티브로 곡선을 강조한 자신만의 독보적인 디자인 스타일로 건축예술계에 큰 영향력을 발휘한 인물이니, 이 두 거장의 만남이 얼마나 무한한 에너지와 광활한 사유의 공간을 열어주었을지는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전시홀의 전체 사방을 미디어 그래픽 영상으로 연출하여 달리의 독특한 그림들을 ‘몰입형 전시’로 감상할 수 있다. 웅장한 음악과 함께 율동성 있게 표현되는 그의 작품들 속에 둘러싸여 있다보면, 마치 다른 세상에 동떨어져 와 있는 것 같은 초현실적인 착시를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을 것이다. 화려한 색감과 끝없는 의문을 불러일으키는 표현 기법들은 그가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무엇인지에 대해 철학적, 형이상학적인 관점에서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도록 관객들의 사유를 유도한다.

“나의 꿈은 내가 되는 것이다.”, “나는 마약을 하지 않는다. 내가 곧 마약이다.”, “나는 꿈속에서도 일한다. 좋은 아이디어는 모두 내 꿈속에서 나온다.”, “나는 죽지 않고 영원히 살 것이다. 천재들은 죽지 않는다.” 살아생전, 그의 주옥같은 명언들을 떠올리며 작품을 감상하다 보면 그는 스스로가 초현실이 된 열정 넘치는 미치광이 천재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자신은 우주 유일한 존재이며, 특별한 존재라고 말하는 그에게 있어 예술이란 분명 ‘자유’이지 않았을까.

그 누구의 눈치를 볼 필요 없이 오로지 가장 자신다울 수 있는 일에 몰두하여 진정으로 사랑했다. 그리고 그런 그의 유일무이한 세계관과 작품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또 다른 영감을 주었다. 예술이 아름다운 이유는 정답이 없기 때문이다. 같은 말로 한계 없는 자유를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로지 마음껏 상상하고 마음껏 공유하는 일이다. 미완성의 상태가 어딘가 허술해서 더 매력적이고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그리고 때때로 환상은 실제로 존재하는 것보다 더 현실이 되기도 한다. 그러므로 우리의 일상엔 더 많은 환상이 필요하다. 문명만으론 너무 기계적이니까.
 

 
류지희<디자이너·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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