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속한 꽃샘추위”…벚꽃 개화 늦어져 축제 비상
“야속한 꽃샘추위”…벚꽃 개화 늦어져 축제 비상
  • 류예지
  • 승인 2024.03.24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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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 빗나가 전국 축제 일정 차질
대구는 당분간 비 예보로 우려 더해
개화 기다린 상인·상춘객 ‘울상’
축제 앞둔 주최 측도‘발만 동동’
경주 대릉원 벚꽃축제는 연기 결정
봄의 시작을 알리는 벚꽃이 개화 예상 시기를 빗나가면서 전국 벚꽃축제에 비상이 걸렸다. 대구지역 축제들도 당분간 비나 흐린 날씨가 예상되면서 ‘벚꽃 없는 벚꽃축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4일 대구시 등에 따르면 팔공산과 수성못 등 대구지역 곳곳에서 벚꽃축제가 열린다. 팔공산에서는 오는 29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벚꽃축제를 열고 수성못 일대에서는 다음 달 2일부터 ‘벚꽃투어’가 진행된다. 달성군 용연사에서는 지난 23일부터 이날까지 벚꽃축제를 열었다.

봄꽃을 주제로 하는 축제들은 ‘꽃’ 자체가 콘텐츠가 되는 만큼 개화일시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지구 온난화 등 이상 기후가 잇따르면서 개화 예측이 빗나가 ‘꽃 없는 꽃 축제’가 되는 민망한 상황이 이따금 연출되고 있다.

올해는 포근했던 2~3월 기온에 벚꽃 개화 시기가 앞당겨 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꽃샘추위와 흐린 날씨로 인해 예측이 빗나가게 됐다. 개화일로부터 약 7일 후인 절정기도 함께 늦춰지면서 전국 벚꽃 축제 운영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대구지역 벚꽃 개화 시기도 늦춰질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벚꽃은 개화 직전 날씨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데 예상 개화 시기인 26일까지 비가 내리거나 흐릴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아침 최저기온 5~8도, 낮 최고기온 9~13도로 꽃샘추위도 계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축제 주최 측도 일정 조율에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경주시는 ‘대릉원돌담길 벚꽃축제’를 일주일 미뤄 오는 29일부터 31일까지 개최하기로 변경했다. 팔공산동화지구상가번영회 관계자는 “만개는 아니더라도 피기 시작할 거라 보고 그대로 축제를 진행하기로 했다”면서도 “벚꽃 개화 시기가 늦을까 봐 걱정이 많다”고 우려했다.

대구지역뿐만 아니라 축제가 열린 전국 곳곳에서도 관광객들과 상인들의 탄식이 나오고 있다.

국내 최대 봄꽃 축제인 ‘진해 군항제’ 첫날인 23일 중원로터리 인근은 매년 일대 교통이 마비될 정도로 많은 상춘객들이 붐볐던 모습과 달리 비교적 한산했다. 골목 곳곳에 부스가 설치되고 축제가 시작됐으나 아직 움을 트지 않은 벚꽃 탓에 상인들과 관광객들은 아쉬움을 표했다.

‘벚꽃장’을 위해 서울에서 고향으로 내려왔다는 정모(25)씨는 “군항제는 진해구민들이 1년 중 가장 기다리는 날이다. 올해 축제가 많이 당겨져 걱정했었는데 혹시나가 역시나가 됐다”며 “곧 서울로 올라가야 하는데 벚꽃은 다음 주에나 필 것 같아서 아쉽다”고 말했다.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상인 A씨도 “우리처럼 가게에서 장사하는 사람들은 그렇다 쳐도 상춘객들과 외지 상인들이 더 걱정”이라며 “부스를 사용하려면 열흘에 1천만원가량의 대여료를 내야 하는데 이번 주에 손님들이 몰릴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류예지기자 ryj@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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