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는 성공으로 가기 위한 징검다리
실패는 성공으로 가기 위한 징검다리
  • 여인호
  • 승인 2024.03.25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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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초아’라는 필명으로 첫 번째 동화책이 출간되는 데까지 10년이 걸렸다. 국어과 수업발표대회에 도전해서 국어과 수업 연구교사가 되는 데까지는 8년이 걸렸다. 일부러 오랜 시간 동안 도전한 건 아니다. 도전이라는 출발선에 선 이상, 누구보다 빨리 성공이라는 결승선에 도착하고 싶었다. 하지만 오랜 도전의 과정에서 깨달았다. 도전하고 실패하는 과정에서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나는 정신력이 켜켜이 쌓여, 다시 도전하는 강력한 맷집이 되었다는 것을.

경북대학교 의대 예방의학실 이덕희 교수는 ‘호메시스’라는 책에서 “아주 높은 농도의 화학물질에 노출되는 것은 당연히 해롭지만 독성을 일으킬 정도가 아닌 낮은 수준에서 노출되는 것은 오히려 건강에 이로울 수 있다”라고 했다.

독성화학물질에 전혀 노출되지 않는 것보다 어느 정도 노출되는 것이 더 건강에 좋다는 뜻이다. 이러한 호메시스의 작동 방법을 적용해서 간헐적 단식과 운동이 우리 몸에 어떠한 자극과 반응을 일으키는지 설명했다.

간헐적 단식의 경우, 우리 몸에 배고프다는 스트레스를 잠시 주면서 세포들이 더 건강하게 생존 회로를 작동할 수 있게 한다. 운동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운동을 하면 우리 몸은 체온 상승과 저산소로 인한 스트레스, 근육의 통증 등 다양한 스트레스를 경험하게 된다. 다발적으로 발생하는 스트레스에 적응하기 위해 우리 몸의 세포들은 더욱 활성화된다.

나 또한 크고 작은 도전을 해오면서 무수히 많은 실패를 경험했다. 그런데도 도전을 지속하면서 아주 가끔씩 찾아오는 성공의 기쁨을 통해 회복탄력성이 생겼다. 쉽게 포기하고 의지박약인 사람에게 ‘온실 속 화초’ 같다는 표현을 쓴다. 세찬 비바람을 견디며 자란 잡초의 생명력이온실 속 화초보다 훨씬 더 강하다.

독수리는 평균 70년을 사는데 40년이 지나면 부리와 발톱이 닳아서 더 이상 사냥을 하기 힘들어진다. 독수리를 선택을 해야만 한다. 그 상태로 굶어 죽든지, 아니면 부리와 발톱을 다 뽑아 새로 나기를 기다리든지. 70년까지 사는 독수리는 자신의 부리를 바위에 쪼아 부수고, 새로 난 부리로 자신의 발톱을 모두 뽑아낸다. 새로운 발톱이 자라면 마지막으로 낡은 깃털을 뽑는다. 이렇게 5개월의 시간을 견뎌낸 독수리는 새로운 비행을 시작하고 30년의 생명이 연장된다. 독수리는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해서 엄청난 고통을 감내하고 자신을 탈바꿈한다.

지아 장은 ‘거절당하기 연습’에서 자신이 도전했던 ‘100일 거절 프로젝트’에 대해 기록했다. 100일 동안 일부러 황당한 부탁을 해서 거절을 당하고, 이러한 상황을 견디는 것이다. 그는 매일 한 번씩 거절당한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어서 블로그에 올렸다. 처음 보는 경비원에게 100달러를 빌려달라고 했다가 거절당하고, 햄버거 가게에서 햄버거를 공짜로 하나 더 달라고 했다가 거절당한다.

도전 3일째, 텍사스주의 한 크리스피크림도넛 가게 직원에게 올림픽 오륜기 모양의 도넛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을 한다. 당연히 거절할 줄 알았지만, 직원은 완벽한 오륜기 모양의 도넛을 만들어주면서 돈도 받지 않았다. 이 경험을 통해서 그는 거절을 수치스럽게 생각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시도한다면 더 많은 일을 이루어낼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된다.

3월이다. 학생들은 낯선 교실, 낯선 친구들과 선생님에게 적응하느라 긴장하고 스트레스를 느낄 수 있다. 하지만 힘든 경험들을 극복하는 힘을 기르지 않으면 온실 속 화초처럼 약간의 환경적 스트레스만 주어져도 힘을 잃고 비실비실해질 수가 있다. 용기 있는 사람은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두려운데도 불구하고 도전하는 것이 진정으로 용기 있는 사람이다. 힘든 상황을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하면서 실패와 시련을 통해 성장으로 나아갈 수 있는 회복탄력성을 기를 수 있길 바란다.

대구교육대학교 대구부설초등학교 교사 이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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