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만필] 데칼코마니 총선
[천자만필] 데칼코마니 총선
  • 승인 2024.03.26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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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준엽 시사유튜버 (대한민국 청아대)

아니나 다를까 22대 총선이 이제 2주 남짓 남겨두고서 포퓰리즘이 또 극성을 부리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5일 1인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제안했다.

아마 23차 민생토론회를 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을 보면서 뭐라도 해야 한다고 생각했으리라. 지원금 지급에 필요한 재원 규모는 “13조원”이라며 “윤석열 정권이 그동안 퍼준 부자감세와 민생 없는 민생토론회에서 밝힌 기만적 선심 공약 이행에 드는 900조~1000조원에 비하면 정말 새 발의 피, 손톱 정도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예산 편성권이 없는 야당이다 보니 실현 가능성을 떠나 일단 질러놓고 보자는 식이다. 4년 전 ‘전국민재난지원금’이 선거에 도움이 되긴 된 모양이다.

그럼 여당은 어떨까?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같은 날 “세 자녀 이상 가구에 대해 모든 자녀의 대학등록금을 전액 면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서울의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55명으로, 전국 0.72명과 비교해서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피드백을 반영해 보다 과감한 4가지 추가대책을 발표하고자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마디로 출산을 장려하는 정책이란 얘긴데 정부·여당은 저출산위기라면서 지금까지 뭐하다 선거 때가 되니 정책을 내놓는단 말인가? 기가막힌 것은 이재명 대표가 한 위원장이 발표한 공약에 대해 “이제 좀 정신을 차린 것 같다”며 환영했다. “민주당이 계속 주장해온 기본소득 이념, 기본사회 이념에 부합한다. 지금까지 국민의힘이 반대 입장을 취해오다 지금 선거가 급하니까 입장이 바뀐 것 같은데 매우 칭찬한다”고 전했다.

지난 2년간 여야가 거의 모든 사안에 대해서 극단적으로 대치하더니 총선을 2주 앞두고 협치하려는 모양새다. 손뼉이라도 쳐야 할까?

유권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혼란스러울 것이다. 운동권을 청산하자는 곳에서 운동권 출신들이 공천받아 출마하고, 상대 당대표에게 칭찬받는 공약이 나오고. 정당은 기본 바탕이 되는 이념이 있기 마련인데 그것이 현재 각 정당별로 구분이 되는지 의문이다. 지난번 대선처럼 ‘비호감 대선’이란 말을 붙이고 싶진 않다. ‘데칼코마니 총선’, 이 정도면 좀 점잖은 표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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