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무역주의가 확산돼 자유무역의 근간이 흔들릴 경우 무역 의존도가 76%에 달하는 우리경제가 가장 크게 타격을 받는다는 점이다. 벌써 작년 11월 이후 3개월 동안 중국 미국 인도 인도네시아 등으로부터 8건이나 무역규제에 휘말리는 등 우리 수출기업들이 보호무역주의의 희생양이 되고 있는 형편이다.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은 글로벌 경기침체와 보호무역주의로 인하여 올해 세계 교역규모가 지난해보다 2.1∼2.8%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1차 오일쇼크 이후 30여년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이다.
또 세계무역기구(WTO)는 지난해 세계 교역규모가 19조 달러였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는 4000억∼5000억 달러 규모의 교역이 줄어들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세계 교역량 감소는 무역의존도가 76%에 달하는 우리경제에 큰 위협 요소가 된다. 지난해 4분기 우리경제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5.6%로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회원국 가운데 꼴찌를 한 것도 그 영향임이 분명하다.
보호무역주의의 이 같은 폐해를 줄이기 위해선 자유무역협정(FTA)을 선택하는 길이 가장 확실하다. 우리나라는 이미 칠레 싱가포르 EFTA등과 FTA를 발효시킨데 이어 국회비준을 기다리는 한미 FTA를 비롯하여 EU 아세안 캐나다. 인도 일본 등과도 FTA를 추진 중이다.
우리가 한미 FTA의 조속한 국회의 비준동의안처리를 요구하는 것도 우리경제 때문이다. 한미 FTA는 수출위축 등 경제가 어려워진 만큼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발효가 시급하다. 경제5단체장들이 여야당 대표들을 만나 국회의 조기비준을 주문한 것도 이 때문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까지 나서서 `바이 아메리카’를 외치는 등 날로 심화되는 보호무역주의 무드를 돌파하지 않으면 수출은 말할 것 없고 경제전반에 먹구름이 드리워지게 된다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한미 FTA에 부정적이라는 점에서 한미 FTA를 미국보다 먼저 비준하여 우리 국민의 뜻을 미국 측에 확실하게 전달해야 한다는 점에서도 조속한 국회비준이 필요하다.
최근 우리나라를 찾은 파스칼 라미 WTO사무총장이 “세계경제를 저해하는 공공의 적은 무역고립주의와 보호주의”라며 보호주의가 만연될 경우 “무역의존도가 높은 한국과 같은 국가가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 경고한 것을 우리 정치인들이나 국민들은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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