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칠부터 샤갈까지…인물 사진의 대가 카쉬전
처칠부터 샤갈까지…인물 사진의 대가 카쉬전
  • 김덕룡
  • 승인 2011.07.14 16:4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문이 열렸다. 30대 초반의 젊은 사진작가의 눈 앞에 마침내 그가 섰다.

제2차 세계대전을 지휘한 칠순을 앞둔 영국 총리. 연설을 마치고 대기실로 막 들어온 총리는 젊은 사진가가 켠 각광에 눈살을 찌푸린다.

겨우 설득해 노총리를 카메라 앞에 세웠지만 그는 피우던 시가를 손에서 놓지 않았다.

젊은 예술가는 정중히 양해를 구하며 노총리의 입술에서 시가를 뺏어냈다.

못마땅한 표정이 역력한 얼굴이 카메라 렌즈에 맺혔다. 피사체는 윈스턴 처칠, 작가는 유서프 카
쉬, 작품 제목은 '으르렁거리는 사자'가 됐다.

인물사진의 거장 유서프 카쉬(Yousuf Karsh, 1908~2002)의 사진전이 오는 9월 30일까지 호텔인터불고 엑스코 갤러리 아르토에서 마련된다.

2년 전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한 달여 만에 10만 관객을 돌파하는 흥행 기록을 세운 데
이어 올해는 서울에 이어 대구에서도 열리게 된 것이다.

이번 전시에는 1930년대부터 1990년대 사이 4000여 점의 카쉬 작품 중 총 100여 점의 대표작이 선을 보인다.

지난 2009년에도 한 차례 카쉬전이 있었지만 보스턴미술관에서 기획한 전시작 중 일부를 그대로
들여왔던 것.

이번에는 디지털 프린팅이 아닌 캐나다 유섭 카쉬 재단(The Estate of Yousuf Karsh)이 소장한 카쉬가 직접 만든 오리지널 빈티지 필름으로 소개된다.

이는 카쉬가 의도한 메시지를 관객에게 가장 완벽하게 전달할 수 있어 관객의 입장에서 더욱 의미 있는 기회인 동시에, 작품 자체가 지닌 역사적 가치 또한 매우 높다 할 수 있다.

또한, 지난 전시에선 볼 수 없었던 인물 사진들이 제법 있다.

엘리자베스 테일러, 그레이스 켈리, 무하마드 알리, 넬슨 만델라, 앤디 워홀, 마르크 샤갈, 루돌프 누레예프, 글렌 굴드 등이다.

이번 전시회는 인물사진(Portraits), 손(Hands), 풍경(Landscape) 3가지 주제로 구성된다.

이 중 백미는 20세기의 역사적 인물들로 구성된 다양한 인물 사진이다.

카쉬 인물사진의 주요특징은 사진 속 인물과의 '소통'이 담겨있다는 점이다. 20세기 큰 획을 그은
위인들에게 강렬하게 이끌려 그들의 사진을 카메라에 담았고, 그들의 사진을 찍기 위해 인물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연구했다.

인물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촬영에 앞서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곤 했고, 그로 인해 대상이 된 인물들은 카쉬를 편안하게 생각하고 촬영에 임했다.

그가 작품에 담고자 했던 핵심은 바로 감상자로 하여금 사진을 보고 어떠한 감정을 이끌어 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것과 사진 안의 인물들을 있는 그대로 보이게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사진 속 인물과의 '소통'을 통해 인물의 내면을 담아냄으로써, 관람객과의 '공감'을 이끌어낸 그의 작품들은 어떠한 미적 가치관이나 비평으로도 설명될 수 없는 그 이상의 가치를 보여준다.

사진 속 명사들의 일대기 및 카쉬가 직접 기록해 놓은 촬영 당시의 자세한 에피소드도 사진과 함께 소개돼 카쉬의 작품 세계는 물론 문학과 역사를 넘나드는 깊은 감동을 더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문의) 1566-1360/입장료 5천원~8천원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