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영화에 집착 아닌 숨겨진 여래 찾길...
과거 영화에 집착 아닌 숨겨진 여래 찾길...
  • 김덕룡
  • 승인 2009.03.09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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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사 종진 주지 스님
“최근 개발과 경작으로 옛 부인사터가 심각한 훼손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할 수는 없어 사적 지정을 추진하게 됐습니다.”

지난 7일 오후 부인사 경내 일화선원에서 열린 `부인사지 사적 지정을 위한 공청회’에 참석한 종진 주지 스님(사진)은 “이곳 절에 온지 24년이 지났지만 오늘만큼 가슴벅찬 날은 아마 없었을 것”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천년고찰 부인사는 신라와 고려시대 때 39개 부속 암자를 관장했으며 2천여명의 승려가 수도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지금의 부인사는 사적지 하나 남아있지 않으며 옛 터의 보존 상태 마저 형편없는 수준인 탓에 그저 인근 포토밭에 묻혀 있는 평범한 절로 인식돼 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종진 스님은 “지난 1986년 은사스님인 성타스님이 오시기전까지 이곳 절에서 등기가 되어있는 땅은 하나도 없었다” 면서“이후 스님이 마을 사람들과 ’한 평 땅 사기 운동`을 펼쳐 모은 돈으로 겨우 지금의 부지를 사들여 대한불교조계종으로 등기할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스님은 또 “현재 전체 사역(寺域) 가운데 고고학적 조사가 진행된 곳은 5% 정도에 불과하다”면서“그 보다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서 부인사가 점점 잊혀져 가는 것이 더욱 안타까울 뿐”이라며 가슴을 쳤다.

이에 따라 종진 스님은 최근 사적 지정을 통해 부인사가 옛 거찰(巨刹)의 위상을 되찾도록 하는 데 온 힘을 쏟고 있다.

종진 스님은 부인사의 복원 불사 그 자체가 목적은 아니다.

과거의 영화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중생들이 스스로를 등불로 삼고 법을 등불로 삼아 숨겨진 여래를 찾기를 바라는 `자등명 법등명(自燈明 法燈明)’을 이루기를 바라는 것이다.

종진 스님은 “사적 지정을 위한 이번 공청회는 부인사가 역사적 도량이었다는 사실을 밝혀내는 첫걸음”이라며“조만간 사적 지정을 위한 본격적 절차를 밟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스님은 오는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와 관련해 “대구시가 세계육상대회를 기념해 2011년 프로젝트를 추진하려면 우선 부인사에 모셔져 있던 초조대장경의 인쇄본을 일본 난센지 등에서 확보하려는 노력과 함께 장경각 복원에 대한 의지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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