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학의 최전선
물리학의 최전선
  • 황인옥
  • 승인 2011.10.30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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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는 어떻게 시작됐는가?"
“밤하늘에 무엇이 보이는가?”

우리는 이런 질문에 대해 이미 많은 것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끝없는 우주에 대해 인간이 알고 있는 지식은 고작 4%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밤하늘의 별자리부터 블랙홀, 우주 배경 복사와 가속팽창까지 아직도 저 우주 멀리 숨겨져 있는 미스터리를 밝히기 위해서 우리가 가야 할 길이 멀다는 것을 4%라는 숫자가 엄중히 말하고 있는 듯하다. 지구 곳곳에서 과학자들의 목숨을 건 실험과 모험이 오늘도 계속되고 있는 이유가 거기에 있는 것이다.

아닐 아난타스와미는 우주의 미스터리를 밝히기 위해 지금도 극한의 상황에서 암흑 물질과 암흑 에너지, 뉴트리노, 힉스 입자 등을 찾고 있는 실험 물리학자들의 분투기를 담은 ‘물리학의 최전선’을 출간해 화제다.

이 책은 2011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사울 펄뮤터의 제안으로 과학 저널리스트이자 소설가 지망생인 저자에 의해 쓰여 졌다. 그는 4년에 걸친 취재를 통해 물리학자들의 극한 도전기를 간결한 문체로 담아냈다.

저자는 물리학의 위대한 발전은 이론이 실험과 보조를 맞췄을 때 이뤄졌다는 점에 주목한다. 그래서 두꺼운 책과 난해한 수식, 사방이 모니터로 둘러싸인 책상에서 머리를 파묻는 천재 물리학자의 모습보다는 공사 현장의 근로자처럼 실험현장에서 땀 흘리는 물리학자의 모습에 포커스를 맞췄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도 마이컬슨과 몰리의 실험과 태양의 중력에 의한 빛의 휘어짐을 입증한 실험이 없었더라면 지금처럼 널리 받아들여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그는 실험과 사건을 나열하는 방식은 선호하지 않는다. 딱딱하고 복잡한 물리학 개념은 필요하다고 생각될 때만 도입해 설명한다. 대신 세계 곳곳에서 행해지는 실험들에 담겨 있는 에피소드와 역사 그리고 자신이 직접 체험한 내용을 사실적으로 그려낸다.

왕성한 호기심과 도전 정신, 광활한 자연 앞에서 두려움을 느끼는 여행자로서 써내려간 실험 물리학 이야기와 극지 체험기를 통해 현대 물리학 현장의 모습을 생생하게 펼쳐낸다.

책에서 저자는 물리학자들이 우주의 미스터리에 도전하기 위해 우주가 탄생했던 초기 우주와 근접한 더 건조하고 더 차갑고 더 깊은 곳을 찾아 지구를 샅샅이 탐험하는 과정을 상세하게 담고 있다.

저자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 위슨 산에서 100인치(2.5미터) 망원경의 반물질 탐사로부터 순례를 시작해 수단 폐광산 지하의 극저온 암흑 물질 탐사기, 뉴트리노 검출 실험이 진행되는 시베리아 바이칼호와 남극 얼음 밑의 중성미자 측정기, 우주에서 오는 희미한 빛을 측정하기 위한 칠레의 고원지대의 사막이나 하와이 마우나케아 산의 정상에 설치된 초대형 망원경, 남극 대륙의 반물질 탐사, 신의 물질 힉스를 찾는 LHC 등의 현장을 소개하며, 암흑 물질과 암흑 에너지의 쌍둥이 미스터리, 뉴트리노와 초신성 등에 담겨 있는 비밀을 풀어나간다.

흔히 우리는 물리학자들의 위대한 발견에 열광하고 그들의 천재성에 경외심을 보낸다. 특히 우리가 상상하는 물리학자들은 각종 최첨단 실험도구가 갖춰진 실험실이나 연구실에서 흰 가운과 두꺼운 안경을 쓰고 연구에 몰두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우리는 저자를 통해 그들이 지구 곳곳의 극한 환경에서 목숨을 건 도전정신과 열정으로 미스터리와 싸우고 있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이 책은 우리에게 지금 우리가 누리는 지식과 물질의 풍요가 그들의 열정과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줬다는데 의미가 있어 보인다.

아닐 아나타스와미 지음/휴먼사이언스/2만4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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