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시론> G20 재무장관의 보호무역배격 결의 환영 한다
<팔공시론> G20 재무장관의 보호무역배격 결의 환영 한다
  • 승인 2009.03.17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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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국 (정치학 박사)

한국ㆍ미국ㆍ일본ㆍ영국 등 G20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은 지난 14일 영국 남부 서섹스에서 회의를 열고 모든 형태의 보호무역주의를 배격한다고 공동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 성명서에는 세계경제 회복과 금융시스템 강화를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결의하고 있다.

각국 정부는 이미 발표한 경기 부양책을 서둘러 시행하고, 국제통화기금(IMF)과 아시아개발은행(ADB)의 자본을 늘려 개발도상국을 더 적극적으로 돕기로 했다. G20는 미국이 했든 것처럼 `중앙은행이 기업의 어음을 직접 사주는 방법을 동원하기로 했고, 또 모든 헤지펀드의 투자 위험 등 관련 정보를 공개하는 장치를 만들기로 했다.’고 한다. 쌍수를 들어 환영할 일이다.

사실 미국이 7895억 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에 따라 실시되는 공공건설 공사에 철강제품을 포함한 미국산 제품만을 사용하도록 의무화한 바이 아메리칸 조항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은 주요 선진 국가들로 하여금 보호주의 경향에 동참하는 불쏘시개 역할을 하였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에 자극받은 프랑스 정부는 최근 국내 생산ㆍ고용 유지를 위한 조건으로 자국 자동차업체인 르노와 푸조-시트로엥에 총 60억 유로 지원 안을 마련해 주변국의 원성을 샀고, 이에 이탈리아도 자동차산업 구제를 위해 20억 유로를 투입한다는 계획을 마련했고 러시아 역시 철강ㆍ자동차 수입관세를 높이며 자국 산업 보호에 나섰다.

중국도 미국의 바이 아메리칸 정책을 강력히 비난했지만 경기 침체 극복을 위해 내놓은 각종 부양책에 자국 산업 보호 색체가 강하게 입혀져 구체적으로 자국 제품을 쓰라는 조항을 노골적으로 넣지 않았지만 가격통제 등을 활용해 외국기업이 설 땅을 줄이는 형편이다.

일본도 내놓고 보호무역을 주장하지 않을 뿐이지 자세히 들여다보면 최근 발표한 경기부양책에 보호주의 색채가 농후하다. 사상 최대 적자를 낸 자동차와 전기ㆍ전자 등 산업계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지원을 실시하는가 하면 신 성장 산업분야에 대해서는 파격적인 세금우대 정책으로 자국의 산업 보호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이러한 보호무역주의 정책은 두말할 필요 없이 세계경제의 공멸이다. 보호무역주의는 이미 역사적으로 증명된 바 있다. 1930년대 미국 대공황 역시 보호주의 조치에서 시작되었다.

당시 후버 대통령은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수입 관세를 대폭 올리는 `스무트-홀리법’에 서명했고, 이에 불만을 품은 교역 상대국들은 보복에 나섰고 경쟁적으로 관세를 올리는 상황을 초래하게 됨으로 인해 1929년 1월에서 1933년 2월 사이 세계 교역량은 70% 가량 급감하고 세계 경제는 더욱 위축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었다.

무역으로 먹고사는 한국의 입장에서는 보호무역주의는 정말 비극이다. 세계 경제의 보호무역주의는 경기 침체를 더 깊고 깊은 수렁으로 빠지게 할 것이며 금융시장의 정상화는 더욱더 요원하게 할 것이다.

이제까지 세계경제를 주무르던 G7체제는 가고 앞으로는 G20체제가 세계경제를 좌지우지 할 것 같다. G20 회의는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중요한 자리다. 2010년에는 한국은 G20 회의의 의장국으로서 브라질(2008년), 영국(2009년)과 함께 주요 의제를 다듬고 실무 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한국은 후진국에서 출발해 세계 12-13위 경제 규모로 성장했다. 외환위기와 같은 심각한 경제위기도 극복한 경험도 있다. 내달 4월 2일 런던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뿐만 아니라 차기 의장국으로서 개발도상국과 선진국 사이에서 조정을 하면서 효율적인 대안을 마련하고 세계 각국의 정상들을 설득하여 보호무역주의를 막기 위한 최대한의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한국에 있어서 보호무역주의 만연은 치명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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