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이 시작됐다지만 꽃샘 추위를 한 두 번은 더 겪은 중순쯤에야 봄의 전령사인 개나리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마음은 봄인데 꽃소식은 아직도 보름을 기다려야 하니 성격 급한 사람은 쉬이 오지 않는 봄이 야속할 터. 주말을 맞아 남도 매화보다 한 걸음 앞서 꽃향기와 봄 정취에 취하고 싶다면 천년고도 경주 봉황로에 있는 라우 갤러리로 떠나도 좋겠다.
꽃을 테마로 사랑을 표현하는 송해용 작가의 ‘사랑을 꽃피우다’展이 열린다.
들판에 지천으로 핀 꽃들이 작가의 캔버스 속에서 군무를 추며 유혹하고 있다.
송 작가는 “나의 작품 속 꽃은 단순한 꽃이 아니라 사랑이다. 그리고 사랑의 기다림이다. 흔한 주제지만 꽃을 통해 사랑의 기쁨과 희망을 얘기하고 싶었다”며 꽃이 가지는 속내를 밝혔다.
우리가 겨우내 추위를 견디며 희망의 봄을 기다려왔듯 작가는 그렇게 꽃을 그리며 사랑을 간절하게 기다려 왔던 것이다. 그래서 그의 그림은 봄을 기다리는 사람에게는 꽃그림이고 사랑을 기다리는 사람에게는 사랑이야기다.
작품 속 살랑거리는 꽃대는 쉬 오지 않는 야속한 사랑에 대한 작가의 ‘투덜거림’은 아닐는지.
송해용 작가의 ‘사랑을 꽃피우다’展은 3일부터 30일까지 경주 봉황로 라우 갤러리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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