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7월 배럴당 140달러대로 치솟았던 유가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급락 지난달까지 30∼40 달러 선에 머물렀다. 이러한 유가가 이달 초부터 급등세로 바뀌어 지금은 50달러를 훌쩍 뛰어 넘었다. 24일 현재의 국제유가는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는 50.22달러, 서부텍사스 산 중질유는 53.52달러를 기록했다.
유가가 이렇게 급등세로 바뀐 것은 최근 미국의 주가상승과 3000억 달러의 국채 매입, 1조 달러의 부실자산 구제계획 등의 발표에 따라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들이 예상 수준을 넘어서면서 경기가 바닥을 친 게 아니냐는 기대감이 기폭제로 작용했다.
여기다 영국 런던에서 열린 G20재무장관회의에서의 각국 경기부양책에 대한 고조된 기대감으로 글로벌 자금시장의 투기자본이 원유 등 현물시장으로 유입된 것도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전문가의 분석이다.
유가가 어느 선까지 오를지는 지금으로선 불확실하다. 대한석유협회는 미국인들이 여름휴가를 떠나는 `드라이빙 시즌’과 투기자본의 석유 사재기가 시작되면 80달러대까지는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원유가격 상승이 수요와 공급에 의한 것이라면 경기가 바닥을 탈출했다는 의미에서 긍정적이다. 그러나 투기세력에 의한 상승이라면 지난해와 같은 고유가를 피할 수 없다는 점에서 또 한 차례의 석유파동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를 넘어서면 인플레이션 상황이 온다는 전문가의 분석이고 보면 올해 국제유가전망도 가볍게 여길 일이 아니다. 지난해 국제유가에서 비롯한 국제원자재 가격 앙등으로 경제가 휘청거렸던 일을 잊을 수 없다. 심지어 국제고유가에 따른 물가앙등으로 서민들의 얼굴이 주름이 졌던 것이 다시는 되풀이해선 안 된다.
특히 올해는 세계경제가 침체된 가운데 국제유가까지 오를 경우 경기회복이 지연되는 것은 물론이고 스태그플레이션도 배제할 수 없다. 일자리 나누기를 실현하기 위해 임금을 깎거나 동결하고 있는 시점에 스태그플레이션까지 나타날 경우 서민들의 고통을 생각하면 두렵기까지 한다. 국제유가 급등에 대한 대비를 서두르지 않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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