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구벌 아침>말썽꾸러기형 인간을 만들자
<달구벌 아침>말썽꾸러기형 인간을 만들자
  • 승인 2012.04.17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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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원(대구은행 부행장)

미국의 젊은이 1천명을 대상으로 시대를 초월하는 가장 위대한 발명가를 꼽는 레멜슨-MIT발명지수 조사(Lemelson-MIT Invention Index)에서 올해 가장 위대한 발명가로 토마스 에디슨(Thomas Edison)과 스티브 잡스(Steve Jobs)가 각각 1위와 2위로 선정됐다.

제2차 산업혁명을 대표하는 에디슨과 정보화시대를 대표하는 잡스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21세기 자본주의를 꽃피우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을 뿐만 아니라 인류에게 새로운 삶의 방식을 남겼다. 가장 위대한 발명가로 손꼽히는 두 사람은 공교롭게도 묘한 공통점이 있다. 바로 시대와 연령을 뛰어넘어 평생을 `말썽꾸러기(Homo-diabolus)’로 살았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들이 진정으로 말썽꾸러기 형 인간이었을까? 오히려 이들은 시대의 주류에 순응하지 않고, 자신의 호기심을 창의성으로 승화한 혁신가는 아닐까? 에디슨과 잡스는 자본주의 사회에 살면서도 경제적 이해를 앞세우지 않고,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성격과 재능에 맞추어 다양한 가치를 끝까지 추구했다는 점에서 `자본주의’관점의 말썽꾸러기일 뿐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들이 자본주의 사회에 남긴 족적은 너무나 크고 위대하게 평가되고 있다.

시대의 말썽꾸러기였던 이들이 자본주의를 한 단계 도약시킬 수 있었던 원동력은 남들과 비교할 수 없는 독특한 창의성에 있다. 초등학교를 중퇴했던 에디슨이 발명왕이 될 수 있었던 것도, 대학을 중퇴했던 잡스가 애플사를 설립할 수 있었던 것도, 경제적 이해를 따지는 자본주의형 인간과는 비견할 수 없는 창의성과 이를 실현하고자 하는 열정, 상상력을 구체적 형상으로 이끌어내는 비범한 능력이 있었기에 가능하였다고 본다.

사회 일각에서는 우리나라가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선 에디슨과 잡스와 같은 창의적인 인재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대두되고 있다. 이는 앞으로는 성장원동력이 창의성에 있다는 뜻이다. 즉, 한국이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50여 년 만에 절대빈곤국가에서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선진국과 선진기업에 대한 벤치마킹과 근면, 뛰어난 교육열에 있었다면, 앞으로의 성장원동력은 창의성에 두어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우리의 사회 환경은 창의성이 풍부한 말썽꾸러기를 만들어낼 수 있는 환경이라 할 수 있을까? 불행히도 아직은 창의성을 뒷받침해 줄 문화적 풍토가 부족한 감이 없지 않다. 문화적 보수성, 다양성에 대한 편견, 획일적 교육제도 등은 창의적 말썽꾸러기를 만들어내고 수용하는데 있어 아직은 어려움이 있는 듯하다. 여전히 우리 사회에 깊숙이 뿌리내려 있는 획일적 교육제도와 항상 1등만을 추구하는 문화적 풍토는 창의성을 저해하고, 경제적 이해를 쫓는 자본주의형 인간을 양산하는 모습이다.

그렇다면 창의성이 발현되고, 수용되는 사회가 되기 위해선 어떤 것이 필요한가? 무엇보다도 다양성을 수용할 수 있는 포용력과 실수를 인정하는 문화적 환경을 갖추는 것이 급선무이다. 다양성은 창의성이 발현될 수 있는 기초 토양이다. 토양이 다양한 영양분을 포함하지 않으면 나무가 튼튼하게 자랄 수 없듯이,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으면 창의성은 발현될 수 없다.

따라서 건강한 창의성이 발현되기 위해서는 다양성이란 토양이 갖춰져야 하며, 아울러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정신이라는 영양분과 실수에 대한 인정이라는 따뜻한 햇볕이 충분히 공급될 수 있어야 한다.

잡스의 위대한 업적인 정보화 사회로의 급진전은 불확실성(Uncertainty)을 더욱 높여가고 있고, 더욱 치열한 경쟁사회로의 이행을 앞당겨 나가고 있다. 이러한 경쟁사회에서 우리나라가 살아남기 위한 하나의 방법은 말썽꾸러기형 인간을 많이 만들어내는 것이 아닐까.

한국형 말썽꾸러기들을 많이 키워내는 것, 그러한 환경을 만들어 내는 것은 어쩌면 우리 기성세대들의 몫일지도 모른다. 기업에서는 CEO와 임원들이, 학교에서는 선생님들이, 가정에서는 부모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한국사회를 한 단계 도약시킬 건강한 말썽꾸러기들이 많이 배출될 수 있도록 다양성이 살아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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