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구벌 아침>지역경제의 봄맞이 준비
<달구벌 아침>지역경제의 봄맞이 준비
  • 승인 2012.04.24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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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연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 조사부장

시내 공원에 매화와 목련을 시작으로 개나리, 벚꽃, 진달래 등 낯익은 봄꽃이 차례로 만발하여 장관을 이루고 있다. 기나긴 겨울 추위를 이겨내고 꽃을 피우는 나무의 생존능력이 경이롭다. 지역경제 상황은 그동안 어려웠던 탓에 봄기운이라고 불러도 좋을 징조가 지표상으로 나타나고 있으나 서민들에게는 아직 추운 겨울로 느껴질 것이다.

2008년 9월 미국의 대형투자은행인 리먼브라더스의 파산으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가 이제는 유로지역의 국가채무 문제로 전이되어 아직도 진행 중에 있다. 금년 2월 그리스에 대한 2차 구제금융 지원이 합의되어 국제금융시장은 안정을 되찾고 있으나 과다채무국을 중심으로 유로지역의 경기가 크게 둔화되고 있다.

이란을 둘러싼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아지고 리비아, 나이지리아 등 일부 산유국의 원유생산이 차질을 빚으면서 국제적인 원유재고 수준이 낮아져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Dubai)유가 작년 말 배럴당 105달러에서 최근에는 120달러 수준으로 상승하였다. 우리나라의 가장 큰 수출상대국인 중국도 금년 1/4분기 중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이 전년 동기대비 8.1%에 그쳐 예상치인 8.4%를 하회하였다.

이와 같은 세계경제의 성장세 위축, 유가상승 등을 반영하여 한국은행은 지난 16일 금년 중 우리나라의 GDP성장률 전망치를 작년 12월의 3.7%에서 3.5%로 소폭 낮추어 발표하였다. 지출부문별로는 수출의 성장기여도가 지난해 2.6%포인트에서 1.4%포인트로 낮아지는 반면 내수는 1.1%포인트에서 2.0%포인트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대구·경북지역 경제는 지난해 3/4분기 이후 지속되는 경기 둔화세가 완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제조업 생산은 1월중 전기전자제품의 수출 감소 등으로 전년 동기대비 -7.4%의 큰 감소세를 보였으나 2월 들어서는 조업일수 증가 및 기저효과로 1차 금속, 자동차부품 등을 중심으로 8.7%의 증가로 돌아섰다.

지역 내 소비지출 지표인 대형소매점 매출은 백화점을 중심으로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으나 2월중 대형마트의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1.8% 줄어들어 소비심리가 다소 위축되는 양상을 보인다. 지역의 산업구조를 보면 대구는 지역내총생산(GRDP)에서 민간소비가 차지하는 비중(2010년 기준)이 77.6%로 전국평균(52.3%)을 크게 상회하고 경북지역은 수출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금년 들어 내수의 중요성이 커지는 경제여건과 지역경제의 구조적 특성을 감안할 때 앞으로 안정적인 경제성장을 도모하고 서민들의 체감경기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민간소비의 활성화에 힘써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먼저 전통시장과 같은 지역 유통산업 등을 육성하여 내수 기반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

2010년 기준으로 대구지역 전통시장의 고용계수(매출액 10억 원당 종사자수)는 15.3명으로 대형소매점(2.1명)에 비해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나 2000년대 중반 이후 대형소매점의 진출확대에 따른 전통시장 등의 위축이 지역 고용사정 악화에 상당한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통시장 등의 매출이 감소하게 되면 상인의 개인소득은 줄어드는 반면 대형소매점의 기업소득과 종업원 소득은 늘어나게 된다.

그러나 대형소매점의 기업소득이 소비에 미치는 효과가 크지 않고 지역에 유보 내지 재투자되지 않을 경우 전체 개인소득이 감소하여 소비위축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다른 한편으로는 일자리 창출, 서민물가의 안정 등을 통해 지역가계의 실질소득을 높이는 노력도 강화하여야 한다.

저소득층을 위한 공공부문의 일자리 제공, 고용효과가 높은 건설공사 발주 등을 지역 경기상황에 맞추어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지역 기업과 대학 간 협력관계를 구축하여 청년취업기회를 확대하여야 한다. 이와 함께 서민들의 구매빈도가 높은 상품과 서비스품목의 공정경쟁을 유도하여 생활물가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2011년 이후 중소형을 중심으로 오르고 있는 아파트 전세가격이 가계의 소비여력을 떨어뜨리지 않도록 정책대응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봄의 전령사인 꽃은 겨우내 필요한 자양분을 차곡차곡 축적한 나무만이 피울 수 있다고 한다. 위기는 기회라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착실히 준비해 나가면 지역경제의 찬란한 봄도 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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