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구벌 아침>고담시티(Gotham City)의 미래권력
<달구벌 아침>고담시티(Gotham City)의 미래권력
  • 승인 2012.04.25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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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쌍규㈜ Dream Care 지식충전소 대표사원

여론조사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선거여론조사 결과를 백퍼센트 정확하게 예측 할 수 있는 유일한 지역이 대구·경북이다. 이번에도 대구·경북의 새누리당 후보 27명이 예상대로 전원 싹쓸이 당선되었다. 88년 이후 24년째 대구에서는 야권 출신 당선자를 한 명도 내지 못하는 `야당의 정치적 불임도시’가 되었다. 이를 두고 타 지역 사람들은 대구를 배트맨 영화 시리즈에 나오는 어둡고 부패한 가상 도시인 `고담시티’라고 조롱하기도 한다.

그 조롱의 내용을 살펴보면, 총선에서 대구지역의 경우 새누리당 후보 12명은 평균 66.5% 득표율, 경북지역에서는 새누리당 후보 15명이 평균 69%의 득표율을 보였다. 대구의 경우 12명의 새누리당 출마자 중 7명이 초선이었고, 이중 6명은 처음으로 공천을 받은 정치신인이었다. `공천은 곧 본선 당선’이라는 묻지 마! 듣지 마! 보지 마! 라는 쓰리 마 무조건 투표였다.

24년째 새누리당 일당 독점의 정치지형 구조가 바뀌지 않는 `보수의 본산’이자, 정치적 고립도시가 되어버린 `고담시티’는 어떤 이유에서 이런 정치적 선택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을까? 이제는 정파적 논리를 떠나서 고담시티의 새로운 미래권력을 위해서 정치·문화적으로 차분히 분석할 필요가 없을까? 그 고민의 첫걸음을 시작한다.

첫째, 일당독점은 정치적 상호 인정이 없는 배타적 의사결정을 구조적으로 양산하는 정치적 선택이다. 새누리당 공천이 낙하산식·돌려막기 공천이란 비판 속에서 두 차례에 걸친 박근혜 중앙선대위원장의 지원유세에 힘입은 새누리당 정서가 폭풍의 위력을 발휘하였다. 한마디로 대구·경북 유권자는 총선을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대선 전초전으로 생각한 것이다. 이명박 정권의 실정을 비판하면서도, 박대표가 대구·경북의 발전을 위해 대통령이 되는 것이 대구식의 `정권교체’라고 생각한 것이다. 참 무서운 배타적 정치의식이다.

둘째, 정치는 상호 토론과 협상을 통해서 상호 발전한다. 그러나 대구에는 토론과 협상이 없다. 일방적인 주장과 강요만 있을 뿐이다. 이러한 정치문화로 인해 만날 피해를 보는 사람은 대구·경북 주민들이다. 악순환적 반복의 정치투표행위이다. 일당의 독점적 정치구조는 내부 구성원의 토론과 주민 협의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오로지 공천권을 주장하는 권위적 리더에게만 잘 보이면 된다. 대구에 있든, 서울에 있든 연고를 찾아 권위적 리더에게만 줄을 서고 충성경쟁만 하면 된다. 이러한 정치적 행위는 노예근성의 무능한 국회의원만 구조적으로 배출할 뿐이다.

셋째, 대구·경북의 미래권력은 외부에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내부의 동력에서 찾아야 한다. 누가 대통령이 된다고, 대구·경북이 하루아침에 달라지는 것이 아니다. 역대 TK 출신이 대통령이 되어도, 대구의 지역내 총생산(GRDP)은 18년째 전국 최하위에 머무르고 있다.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 대구·경북의 내부 발전전략 없이는 대통령 할아버지가 와도 대구·경북은 절대로 발전하지 않는다.

넷째, 일당독점은 폐쇄적인 대구·경북 사회를 만드는 비경제성의 선택이다. 대구·경북의 예산은 국가 예산이다. 도시기반 건설 사업은 모두 국가 예산으로 충당된다. 정치적 상호 경쟁이 없는 정치 시스템으로 대구·경북이 경제적으로 발전 할 수 없다. 국가 예산은 여당의원이 주는 시장판의 떡고물이 아니다. 여야의원의 상호 호혜적 국가발전전략 틀 속에서 합리적으로 집행되는 것이다.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동남권 신공항 유치 경쟁 때 대구·경북을 도와주는 야당의원이 하나도 없었다. 경쟁력 없는 일당 독점의 지역 여당 국회의원 목소리만으로는 대구·경북의 미래 발전전략을 일방적으로 관철 시킬 수 없다. 이 구조로는 타 지역 정치권이 대구·경북의 목소리를 받아주지 않을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이성과 논리보다, 힘을 통해 쟁취하겠다는 저급한 투쟁적 발상과 정치적 논리의 이전투구뿐이다. 이제 대구·경북의 미래권력을 위해 정치적 프레임의 전환을 조용히 고민 해볼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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