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속으로)휴대폰은 없고 찰흙만 들어있다니
(사건속으로)휴대폰은 없고 찰흙만 들어있다니
  • 김상일
  • 승인 2012.04.29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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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속으로)

스마트 폰 업계에 봉이 김선달이 등장했다. 주인공은 20대 중반인 Y(25)씨 등 2명.

Y씨는 휴대폰 빈 박스 안에 찰흙을 넣어 무게를 맞춘 후 이를 수십만 원에 판매했다가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29일 대구북부경찰서에 따르면 Y씨 등은 휴대폰 판매점이 없이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면서 휴대폰을 개통시켜준 뒤 수수료를 챙겨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초순께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우연히 주문받은 제품대신 빈 박스 안에 돌, 깡통 등을 넣은 뒤 택배로 제품을 발송하는 수법으로 부당이득 취한 사례를 발견하고는 “바로 이것”이라며 좋아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들은 이 수법을 써먹기로 작정한 후 지난해 10월13일 오후 10시께 대구시 북구 한 노상에서 스마트폰을 판매하고 남은 빈 박스 안에 문구점에서 구입한 500원짜리 찰흙을 넣어 무게를 맞춘 후 평소 거래가 있었던 O(25)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는 “100만원 상당의 최신 스마트폰을 50만원에 팔겠으니 빨리 와서 구입하라”고 전화한 뒤 급히 달려온 O씨에게 찰흙이 들어있는 스마트폰 상자 3개를 각각 50만원씩 모두 150만원을 받고 급히 넘겼다.

100만 원짜리 최신 스마트폰을 반값에 구입해 신이난 O씨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급히 상자를 개봉했으나 최신 스마트폰 대신에 찰흙만 잔뜩 들어 있었다. 그제서야 속았다는 것을 깨달은 O씨는 머리끝까지 치솟는 화를 참으며 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 일당은 최신 스마트폰 케이스가 손상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개봉한 뒤 그 속에 찰흙을 집어넣어 다시 조심스럽게 포장한 후 봉인 태그까지 붙이는 섬세함을 보였다”며 “평소에 거래가 있던 사이라서 별 다른 의심을 갖지 않았던 게 이들의 수법에 넘어간 직접적인 원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후 이들은 모든 연락을 끊고 수개월 동안 잠적했지만 최근 경찰에 꼬리가 밟히면서 황당한 사기행각도 마침내 종지부를 찍게 됐다.

경찰은 이들이 얼마나 더 많은 ‘찰흙 스마트폰’을 팔았는지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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