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향과의 협연을 위해 유럽에서 대구를 찾는 스무 살의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김윤희는 최연소라는 수식어를 나날이 갱신하며 유아기와 청소년기를 보냈다.
김윤희와 바이올린과의 만남은 그녀의 3세 생일날로 거슬러 올라간다. 어린아이 김윤희가 바이올린에 관심을 보이자 그녀의 부모가 3세 되던 생일날 1/32사이즈의 바이올린을 선물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4세 되던해 세계 최고의 음악대학인 오스트리아의 빈 국립음대에 최연소로 입학하는 기염을 토하며 유학길에 올랐다. 빈에서 성악가로 활동하던 그녀의 이모가 김윤희의 천재성을 꿰뚫어보고 빈 국립음대 교수와의 만남을 주선해 전격적으로 성사됐다. 데뷔도 빨랐다. 빈 입학 이듬해인 5세 때에 헝가리 사바리아(Savaria) 오케스트라와 협연해 유럽무대에 성공적으로 대뷔했다.
이후 벨기에 왕립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인 왈터 벨러(Walter Weller)의 오디션에 최연소로 합격, 그의 적극적인 후원 하에 유럽 무대에서 최연소의 기록을 갱신하며 영국 로열필하모니, 몬테카를로 필하모니, 마드리드 방송오케스트라, 슈투트가르트 필하모니, 노르위에 왕립트론하임심포니 등과 협연했다. 특히 몬테카를로 필하모니와의 공연은 현지 신문 1면에 ‘Tomorrow’s Hero’, ‘Sensation’라며 대서특필 됐고, 프랑스 최대 민영방송(TF1)도 그녀의 연주력을 ‘세계3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소개하며 유명세를 탔다. 8세 때부터 수차례 국제 콩쿠르를 휩쓸었고, 최고 권위의 국제대회에서도 10여회 이상 100점 만점으로 우승하며 명성을 떨쳤다.
김윤희가 이날 대구시향과의 협연으로 연주할 작품은 차이콥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다. 이 곡은 베토벤, 브람스,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과 함께 세계 4대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알려진 곡으로, 차이콥스키가 남긴 유일한 바이올린 협주곡이다. 특히 러시아 민요를 가미한 지방색과 차이콥스키만의 애수에 찬 아름다운 선율이 매력적인 곡으로, 고난도의 기교와 풍부한 감정표현을 요구하는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이 곡은 차이콥스키가 결혼 3개월 만에 파경을 맞은 불행한 시기에 작곡된 곡으로 작곡 당시에는 갖은 혹평에 시달리며 3년 동안이나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한 비운의 작품이었다. 뒤늦게 진가를 알아본 아돌프 브로드스키의 계속된 연주 덕에 점차 인기를 얻어 오늘날 바이올린 연주자들이 가장 사랑받는 협주곡이 됐다.
김윤희는 “이 곡은 한국인의 정서와 매우 비슷해 마치 내 곡을 연주하는 듯한 기분”이라면서 “한국인이 연주하지만 러시아인이 들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완벽한 연주를 들려드리고 싶다”며 바람을 밝혔다.
이 밖에 이날 연주회의 전반부는 애절한 분위기의 푸치니의 오페라 ‘마농 레스코’ 간주곡을 시작으로 대구초연작인 바일의 ‘서푼짜리 오페라’ 모음곡을 선보인다. 특히 이 작품은 국내에서는 거의 연주된 적이 없으며, 총 21곡 중 8곡만 발췌해 관악기만으로 편성된 윈드 앙상블로 연주한다. 또한 베를리오즈의 ‘파우스트 겁벌’ 중 3개의 춤곡까지 더해져 뛰어난 극음악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다.
이날 연주회의 지휘를 맡은 대구시향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인 곽 승은 “차이콥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러시아풍의 격렬한 리듬과 선율, 애수에 젖은 듯 감미로운 바이올린 음색까지 러시아 클래식의 진수를 경험하기에 충분한 작품”이라며 “젊은 패기와 열정, 실력까지 두루 갖춘 바이올리니스트 김윤희와의 호흡 또한 기대된다”고 말했다.
공연은 오는 18일 오후 7시30분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 전화예매 (1588-7890), 인터넷 티켓링크(www.ticketlink.co.kr)
▷ A석 1만5천원 / B석 1만원 (초등~대학생은 A석 8천원, B석 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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