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산문화회관 모노드라마 시리즈 연속 공연
봉산문화회관 모노드라마 시리즈 연속 공연
  • 황인옥
  • 승인 2012.05.21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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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의 외로움은 무대위에서 느끼는 절박함에서 비롯된다. 누구도 자신의 역할을 대신할 수도, 도와줄 수도 없기 때문이다. 특히 한 명의 배우가 극의 전체를 이끌어가는 모노극의 주인공이 느끼는 외로움의 무게가 얼마나 처절할지는 미루어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모노극의 매력은 바로 여기에서부터 출발한다. 한 순간도 놓질 수 없는 감정의 선(線), 한 치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 무거운 책임감 등 한 사람이 감당하기에 벅찰 수밖에 없는 긴장감이 오히려 배우와 관객의 소통을 밀착시키는 윤활유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모노극의 관건은 탄탄한 구성과 배우의 연기력이다. 다른 요소에 묻혀갈 수 없는 모노극의 특징상 이 두 요소가 충족되지 않으면 극은 무대에 오를 수 없다. 모노극의 이러한 특성은 관객들의 작품 선택에 일정부분 신뢰의 바탕을 확보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봉산문화회관이 2012년 장기특별기획공연의 주제도 ‘모노드라마’다. 네 편의 모노연극을 시리즈로 준비해 5월부터 10월까지 무대에 올린다. 소극장 사상 최단기간 6만 관객 돌파로 대한민국 명품 모노 연극의 명성에 빛나는 ‘염쟁이 유氏’(5월18~6월 17일)와 서민들의 애환을 희망으로 풀어내는 영화 같은 모노 연극인 ‘소리하는 왕초 술꾼’(7월 11~8월 5일), 유쾌하고 풍성한 무대가 특징인 ‘커튼콜’(8월 24~9월 16일), 설명이 필요 없는 모노의 고전 ‘빨간 피터의 고백’(10월 5~28일) 등.

이 시리즈 공연은 소극장 연극을 통해 배우와 관객의 보다 내밀한 소통을 이끌고 연극의 순수함이라는 전통적인 가치를 재조명하고자 마련된다. 공연은 봉산문화회관의 소극장 스페이스라온홀에서.

첫 무대는 ‘염쟁이 유氏’다. 이 작품은 누적 공연 회차 2천 여회, 전체 관람객 30만의 신화를 이어가며, (사)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특별프로그램 개발지원사업 우수공연프로그램 선정, 2006년 서울연극제 관객평가단 인기상 수상, 2007년 서울아트카멧 팜스 초이스 선정, 2011년 제주해비치아트마켓 특별초청작으로 선정되는 등 한국연극의 위상을 새롭게 한 모노극이다. 죽음에 대한 얘기가 무겁고 지루할것이라는 편견을 깨고 죽음을 유쾌하면서도 감동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1대 염쟁이 ‘유순웅’과 선굵은 연기의 2대 염쟁이 ‘임형택’ 두 배우가 번갈아 무대에 올라 1인 15역을 소화하며 죽음을 통한 삶의 진정성과 소중함을 일깨운다.

7월과 8월을 장식할 작품인 ‘소리하는 왕초 술꾼’은 양조장에서 나온 술지게미로 굶주린 배를 채우고 붉어진 얼굴과 냄새로 선생님에게 종아리를 맞으며 친구들로부터 ‘술꾼’이라는 별명을 얻은 주인공의 성공과 실패, 사랑의 이야기가 파란만장하게 펼쳐진다. 극단 깡통의 대표이자 한국연극배우협회 회원인 연기경력 30년차 광대 이계준이 ‘술꾼’역을 맡아 창과 노래와 춤과 재담으로 이끌어간다.

세 번째 공연작은 실제 공개방송을 방불케하는 다양한 등장인물과 관객의 사연, 노래의 관객참여와 기발한 광고방송 등 유쾌하고 풍성한 무대가 특징인 모노극 ‘커튼콜’이다. 한때 주목받던 연극배우 강국이 주인공이다. 강국은 라디오 프로그램인 ‘커튼콜’의 진행자로서 다양한 청취자의 이야기를 소개하며 웃음과 눈물을 선사하다, 자신이 갈망했던 배우로서의 커튼콜과 한 인간이 세상을 떠나며 모두에게 전하는 마지막 인사를 감동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빨간피터의 고백’이 대미를 장식하며 , 계절의 백미 가을을 수놓는다. 이 작품은 아프리카 황금해안에 살던 원숭이가 타의에 의해 인간세계로 내던져지면서 겪게 되는 노력과 좌절에 대한 이야기다. ‘문화’라는 울타리와 사회화, 그 안으로 들어서게 되면서 다시 벗어날 수 없는 무력한 인간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통해 어떻게 인간으로서 자신의 정체성과 자아를 키며 살아갈지를 돌아보게 한다.

봉산문화회관의 소극장에서 공연되는 모노드라마시리즈는 한 명의 배우를 중심으로 관객이 함께 만들어가는 연극인만큼 의미 있는 회식을 준비하는 회사단위, 봉사·취미단체, 대학생, 학부모모임 등의 단체관람에 잘 어울리는 공연이 될 전망이다. (053)661~30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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