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국내거주자들이 해외에서 사용한 국내 시용카드 수가 489만7000장으로 이는 전분기보다 2.7%,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23.3%증가했다. 이들의 카드 해외 사용금액은 지난해 4분기보다 5.2% 증가한 22억7000만 달러로 지난 분기보다 2억4000만 달러가 증가했다. 1인당 사용금액은 464달러다.
이들이 해외에 나갈 때 카드만 가지고 나갔겠는가 하는 것이다. 한은이 해외에서 쓴 현금액수를 밝히지 않아 그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는 알 수 없으나 카드사용액과 거의 맞먹는 수준이 아니겠는가 하는 추산이다. 우리국민이 해외나들이에 가지고 나간 달러화 등 현지 화폐까지 합한다면 1분기에 해외에서 쓴 금액도 적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다.
올 들어 수출이 줄어든다며 걱정이 태산이다. 지난 1월에는 경상수지조차 9억7000만 달러 적자를 낸 마당이다. 2월(5억6000만 달러)과 3월(29억3000만 달러)에 계속 흑자를 나타내 1분기 경상수지가 다행히 적자는 모면했다. 내국인의 해외씀씀이도 경상수지를 이루는 하나의 항목인 점을 감안하면 이들이 1분기 해외나들이에서 사용한 금액이 1분기 경상수지 흑자분과 거의 맞먹을 정도란 것은 우리국민의 해외씀씀이를 짐작할 수 있다.
최근 미국의 경기회복 지연, 유럽의 재정위기, 중국경제 침체, 국제유가를 비롯한 원자재가격의 급등 등 대외여건의 불확실성 증대로 우리나라는 수출 증가가 둔화되는 등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선 내수를 진작시켜야 한다는 논리는 대학 초 학년에서 강의하는 경제원론에도 적혀 있다.
해외나들이에서 쓴 돈을 국내에서 쓴다면 금방이라도 내수문제가 해결되고 일자리도 늘어날 텐데 그렇지 못한 것이 안타까운 것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국민의 해외 씀씀이는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매년 더 늘어나고 있는 것이 안타까운 일이다. 물론 우리국민이 해외에서 쓰는 것만큼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서 상응한 금액의 돈을 써준다면 다행이겠으나 그렇지 못한 것이 지금까지의 상황이다.
올해는 이들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이 상존할 것으로 보여 우리경제도 우울증을 앓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선 외국여행도 자제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리국민의 해외나들이를 나쁘다 할 수는 없다. 그러나 때를 가려서 나가고 외국에서의 씀씀이를 줄여 나라경제에 조금이라도 보탬을 주었으면 하는 기대에서 이 글을 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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