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구벌 아침>대한민국 먹여 살리는 분권밥상을 걷어차서야
<달구벌 아침>대한민국 먹여 살리는 분권밥상을 걷어차서야
  • 승인 2012.07.12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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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영 지방분권운동대구경북본부 집행위원장

지방분권운동의 메카인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지방분권운동 10주년 포럼 행사(2012. 6.12) 소식은 대구언론엔 비중 있게 보도되지 않았다. 이날 기조발제자로 나선 안성호 한국지방자치학회장은 “대한민국이 분권국가임을 천명하고 법률에 대한 주민투표제를 규정하는 한편 재정균형제도의 보장 등을 반영한 헌법 개정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분권국가를 천명했다.

이는 새로운 10년을 향한 지방분권운동 제2기 `지역주권’ 선언으로 평가받으리라. 대구경북이 분권의 메카로 뿌리내리지 못하고 주춤하는 사이, 지역의 가치 극대화에 대한 정치적 복음은 이제 강원도나 충청도에서 발행하는 언론을 통해 나날이 변화발전해 가는 위풍당당한 모습으로 만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이보다 먼저 지방분권운동의 주창자인 경북대 김형기 교수는 한 비전 더 나아가 “분권형 개헌이 통일로 가는 길”이라며, “중앙집권-수도권 집중체제가 대한민국을 서울공화국과 그 식민지로 양극화시키고 그 비효율성이 크게 높아진 현 상황에서, 지방분권국가 실현을 위한 지방분권형 개헌이 시급하게 추진되어야 한다. 지금 대한민국에서 더욱 절실한 것은 지방을 살리고 나라를 살리는 지방분권형 개헌이다”(부산일보)는 요지의 주장을 다수의 언론 지면을 통해 동어반복적으로 목청을 돋구고 계신다.

`연방정부-지방정부-기초자치단체’라는 중층적 행정 구조를 갖춘 지방분권정부라면 가장 잘 준비된 통일정부의 위상을 가진다할 것이다. 중앙집권정부가 분권공화국으로 전환한 참고할만한 사례는 프랑스가 꼽힌다. 중앙집권 국가의 대명사였던 프랑스는 1982년부터 본격적으로 지방분권을 시작하였고 2003년 헌법 개정과 함께 분권공화국으로 거듭났다.

대구경북 자치단체들이 분권에서 대안을 찾아내지 못하고 단체장 치적홍보용 혹은 이벤트 꺼리로 소비하는 사이, 이웃한 비수도권 지방분권 연대지역에서는 늦게 불붙은 장작이 무섭다는 말을 실감나게 할 정도로 사활을 걸고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충남발전연구원(원장 박진도)은 일본 자치체학회와 공동으로 분권을 핵심 지역 아젠다로 못박고 `지방분권·자치 실현 모색을 위한 한-일 공동심포지엄’ 개최에 나섰다. 강원발전연구원은 “지역금융의 위축은 지역산업 침체의 결과물일수도 있지만 반대로 지역금융의 축소는 지역산업의 쇠락을 가져오고 있다. 금융이 수도권과 중앙정부에 집중될 경우 지역의 특수성이 무시되고 차별받을 수 있다”며 분권론에 입각한 지방은행 설립을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다. 개념을 어떻게 소비하느냐가 지역의 미래를 결정한다. 분권은 지역을 넘어 대한민국을 먹여 살리는 밥인 것이다.

분권은 수도권에서도 관심을 기울이는 지역발전 아젠다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은 “지방자치와 분권을 위해서는 세원 이양을 확대하고, 지역공동체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조사 자료를 발표하며 분권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경기개발연구원에서는 한국형 `분권 글로벌 메가시티’라는 개념을 내놓았다. 수도권 기초자치단체인 경기도 시흥시의 김윤식 시장은 민선자치 5기 미래 시흥 100년을 준비하기 위한 초석으로 `생명·참여·분권도시`을 3대 핵심의제로 설정했다.

이렇듯 분권은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중앙과 지방의 골을 좁혀주는 치유의 개념이자, 지역을 당당하게 하는 자주주권의 정치철학이기도 하다. 분권은 권한을 나눠 갖기 위한 소극적 개념이 아니라 적극적 권리의 지역주권 운동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다. 국민의 여망이 담긴 `말’이 지역을 먹여 살릴 것이기 때문이다.

대구경북의 지자체는 스스로 분권에 대한 전망을 가져 오지 못하고 여전히 중앙정부의 권한을 이양받는데만 관심집중이다. 우리지역의 지식인을 중심으로대한민국을 먹여 살리기 위해 차린 분권 밥상을 편식하는 것 같아 안타깝기 짝이 없다.

보궐선거로 집권한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지방 분권’이나 `균형 발전’보다 더 적극적인 지역주권론을 기본개념으로 도정을 이끈다고 한다. “지역주권, 이런 철학을 딱 세우고 거기에 맞춰서 정책을 배치하자는 겁니다.” 강원도 감자바우에서 분권밥꽃이 피어나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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