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이 광야,
흙과 돌과 하늘뿐인
그래서 마음마저 단촐해지던 곳
뒷방 구석에 밀쳐두고 온 것
문풍지 틈새 막아
쇠자물통 꼭꼭 걸어 잠근
빈 집에 가둬 두고 온
그래 `간신히 아무도 그립지 않을 무렵’
느닷없이 앞을 가로막아 서는
광야의 흑요석 하늘
뚝뚝 듣는 별빛 소나기 우르르 쏟아지고
앞문 뒷문 단속하고 온
그것이 왔으니
사랑아,
너 본 지 오래구나
수척해진 얼굴 그래도
보니 좋구나
어쩔거나,
이제 겨우 누구도 그립지 않을 나이
누이야,
그러나
그런 나이는 없어라
장석남 시인의 시에서 차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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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칠곡 출생. 2003년 `사람의 문학’으로 등단. 시집 `바람의 발자국’
해설) -해설 김연창-
마흔 세 살 연하의 제자와 결혼한 김흥수 화백이 생각난다. 아무리 단속을 한들 사랑은 느닷없이 오는 것이기 때문에 그 짓은 하나마나일 것이다. 생이 이어지는 한 그리움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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