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분의 예술...짧지만 강력한 느낌"
"20분의 예술...짧지만 강력한 느낌"
  • 김덕룡
  • 승인 2009.04.06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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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단편영화제 본선 진출작 발표
세계 금융위기 표현작 증가.사랑이야기는 줄어
'꽃남' 구혜선, 안락사 소재 '유쾌한 도우미' 연출
‘아시아를 품고 관객의 품으로.’ 2009 부산아시아단편영화제는 지난달 27일 한국을 포함한 14개국 90편의 본선 진출작을 확정, 발표했다.

20개국에서 제작 출품된 656편의 작품 중에서 픽션, 애니메이션 등 5개 분야별 예심을 거쳐 선정된 이번 본선작품들은 국가를 넘어 인간이라면 누구나 마주할 수 있는 문제들을 20분 이내의 짧은 시간에 풀어내면서 단편영화의 본질을 제대로 표현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편집자註>

본선 진출작=올해 본선 진출작들은 국내는 물론 전 세계에 휘몰친 금융 위기로 비롯된 경제적 어려움을 반영한 작품이 많았다.

‘출퇴근 오디세이’, ‘가면’, ‘도시화’, ‘청춘예찬’ 등 경제적 궁핍, 가난한 청춘, 가난의 대물림에 대한 이야기를 표현하는 작품들이 많아졌고 상대적으로 로맨스나 액션극의 비중이 줄어들었다.

특히 ‘출퇴근 오디세이’는 버스 안에서 곤란에 빠진 외국인을 도와주는 여주인공의 등장으로부터 주변 인물들이 갖고 있는 가난한 청춘으로 자연스레 시선이 옮겨간다.

또 ‘stand up’, ‘보습학원’, ‘백발소년의 사춘기’, ‘이별의 능력’에서 엿보이는 성에 관한 담론 역시 흥미롭다. 일상에서 흔히 일어나지만 부정하기 쉬운 상황을 감독만의 시선으로 포착해 관객들과 소통하고자 한다.

손자 녀석을 돌보며 하루를 보내는 ‘백발소년의 사춘기’ 속 할아버지가 에로비디오를 우연찮게 발견하면서 생긴 일화는 현재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노인문제와 더불어 그 세대의 성에 대해 고찰한다.

‘익스트림 숏 부문 두각’=단편영화의 본질을 추구키 위해 지난해부터 신설한 60초 이내의 영화인 익스트림 숏 (EXTREME SHORT·초 단편)부문의 출품작들은 올해 더욱 공고히 단편만의 미학을 추구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본선 진출작 ‘나 그런 애 아니에요’에선 누구나 오해 받을 수 있는 상황을 설정하고 짧은 시간 안에 사건을 빈틈없이 진행시키면서 보는 이로 하여금 강한 공감을 끌어낼 작품으로 꼽힌다.

내러티브의 흐름으로 관객에게 공감을 이끌어 내는 앞서 언급한 작품과 달리 ‘죄를 묻다’에선 이미지만을 이용해 극의 흐름에 새로운 실험을 하고자 한다.

해외작품-인간관계 추구=해외작품들의 경우 경제적 문제에 대한 관찰보다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 더욱 주목했으며 국제합작영화의 경우엔 그 경향이 더욱 강하다.

삶과 인간에 대한 보다 근본적이고 철학적인 물음을 던져 관객들에게 다시 한 번 삶을 돌이켜 볼 수 있는 기회를 선사한다.

해외에서 출품돼 이번 본선 진출 작품에 선정된 수프리요 센(Supriyo Sen) 감독의 ‘와가(Wagah)’는 2008년 2월 열린 베를린영화제에서 ‘베를린 투데이 어워드 2009 (Berlin Today Award 2009)’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수프리요 센 감독은 전직 저널리스트이자 독립영화 감독으로 환경이나 인권 등의 문제를 다룬 5편의 다큐멘터리를 제작 및 연출했으며 영화 ‘둥지’(2000년)로 인도의 내셔널어워드와 BFJA상을 수상한 바 있다.

또 다른 작품 ‘집으로 가는 길’(2003년)은 뭄바이국제영화제에서 금소라상, 맨체스터 커먼웰스영화제에서 2003 BBC 최고다큐멘터리관객상을 수상했다.

작품‘와가‘는 인도와 파키스탄의 분쟁지역이라는 관점에서 벗어나 어린아이의 시선으로 축제의 장, 유명한 관광명소로서의 ‘와가’를 바라본다.

전쟁의 배경이나 상황은 다르더라도 우리나라의 국민이라면 작품을 바라볼 때 현 분단 상황에 대해 의문을 던질 수 있으며, 분쟁지역 및 이념의 경계로 불가피 하게 나뉠 수밖에 없었던 것이 어떠한 절대적 이유때문이 아니라 국가적 이기심, 어른들의 욕망에 따라 나뉘었을 뿐 이라는 것을 새로이 인식할 수 있을 것이다.

구혜선 연출작 본선 진출= KBS-2 TV ‘꽃보다 남자’ 금잔디역으로 상종가를 기록하고 있는 탤런트 구혜선이 감독을 맡은 단편영화 ‘유쾌한 도우미’가 본선에 진출했다.

16분 분량의 ‘유쾌한 도우미’는 안락사와 천주교를 소재로 구혜선이 1여년의 시간을 들여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자막 등을 포함한 편집 작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에는 탤런트 겸 영화 배우 하지원의 동생으로 알려진 전태수와 영화와 드라마 활동으로 사랑 받고 있는 김명수가 출연하고 있다.

과거 유지태가 부산아시아단편영화제에서 첫 단편 ‘자전거소년’(2003년)으로 관객상을 수상하고, 2006년 ‘장님은 무슨 꿈을 꿀까요?’로 후지 필름상을 수상한 후 꾸준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것처럼 구혜선도 이번 영화제를 통해 영화감독으로 정식 인정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한편 2009 부산아시아단편영화제는 오는 5월13일부터 17일까지 부산 경성대, 부경대 등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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