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신간>업라이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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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인옥
  • 승인 2012.09.1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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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의 금융위기가 세계경제 구조의 재편을 촉발하고 있다. 재편에서 가장 주목받는 국가는 단연 신흥시장의 대표격인 중국이다.

중국은 지난 20년 동안 세계경제에서 자신의 영역을 꾸준하게 확장해온 유일한 국가다. 5년 연속 두 자리 경제 성장률 달성이라는 경제적 성공에 대한 자신감은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절정을 이뤘다.

서구의 금융위기는 계속되고 있고, 중국 경제는 금융위기에 시의적절하게 성공적으로 대응하며 성장가도를 구가하고 있는 가운데, 서구의 학자들조차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신흥시장의 부상을 점치고 있다. 그 중 일부는 중국으로의 패권이동설로까지 조심스러운 전망을 내놓고 있다.

런던 UBS투자은행 선임경제고문인 조지 매그너스는 경제적 패권을 기반으로 정치적 패권까지 중국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일련의 전망에 반대 입장을 견지하는 분석가 중 한 명이다. 그는 책에서 2050년 글로벌 거시경제를 전망하며 중국으로의 패권이동설에 분명한 선을 그으며, 미국을 비롯한 서방이 여전히 경제력을 기반으로 한 정치적 패권을 유지할 것이라는 견해를 내놓는다.

그는 프랑스혁명 이후 ‘프랑스 혁명이 세계사에 미친 영향’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중국 공산당 지도자 저우언라이(1898-1976)이 “판단하기엔 너무 이르다”고 한 장면을 떠올리며, ‘중국이 지배적 위치에 오를 준비가 돼 있는가’에 대한 질문으로 치환해 저우언라이의 답을 차용한다.

왜 중국이 패권국이 되기에 이른가에 대해 그가 제시하는 근거는 두 가지로 요약된다. 하나는 중국 자신에게서, 또 하나는 서구 세계에서 이유를 찾고 있다.

그는 “ 중국이 기업가적 자본주의를 채택하고 과학, 기술, 인적자본 개발에서 높은 성과를 달성하며 경제적, 정치적 협력관계를 구축함으로써 강대국의 반열에 올라섰다는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경제구조, 제도의 질, 국민들의 자유로운 상상력을 유도해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국가적 역량 등의 심층적 차원에서 과연 중국이 잠재적 기반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는가에서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며 회의론을 주장한다.

그는 “중국이 지난 수십년 간의 번영을 누릴 수 있었던 중요한 요인 중 하나는 13억 인구, 그 중에서도 왕성한 경제활동 인구의 높은 비율을 꼽을 수 있다. 하지만 중국의 연령구조가 현재의 서구와 비슷해지는 2030년부터는 중국도 서구가 겪었던 인구 구조적 제약에 직면하게 될 것이며, 과거 20년에서 30년 동안 내달린 경제성장의 속도는 느려질 것”이라고 진단한다.

그가 제시하는 회의론의 또 하나의 근거는 중국의 정치문화다. 국민에 대한 엄격한 통제, 표준화된 규칙과 규제, 강력한 중앙집권제를 바탕으로 국가의 법률체계와 행정조직에 도덕적 권위를 부여하는 2천년을 이어져온 유교적 바탕이 스며있는 중국의 정치철학은 사법부의 독립성 훼손과 정부의 권위에 도전하는 창의적인 사고의 억압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것이 지속적인 중국의 번영에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요약한다.

중국이 아닌 미국을 비롯한 서구가 계속해서 경제적·정치적 패권을 유지할 것이라는 그의 분석의 핵심은 서구가 지난 5세기동안 축척해 온 가치인 ‘변화에 대한 적응능력’이다.
재산권, 사법권 독립, 계약법, 법치주의을 정의하고 떠받치는 법률체계, 정치, 제도 등.

저자는 구조적 변화와 개혁, 이를 수용하려는 정치적 의지와 역량이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 지표로 상정할 때, 서구는 그들만의 유연성과 합리적인 의사결정, 기술진보를 통해 지금의 금융위기를 일시적인 충격으로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한다. 그러면서 “중요하다고 해서 모두 셀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셀 수 있다고 해서 모두 중요하지도 않다”고 한 알버트 아인슈타인의 말을 인용하며 중국과 서구의 미래가 뒤바뀌는 일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결론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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