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성진 ‘Temperature 온기’展, 갤러리중앙202
송성진 ‘Temperature 온기’展, 갤러리중앙202
  • 황인옥
  • 승인 2012.09.13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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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추울수록 방안의 온기는 더 따뜻하게 다가오고, 어둠이 깊을수록 가로등 불빛은 더 단단하게 느껴지는 법이다. 송성진 작가의 작품 속 은밀한 불빛과 낡고 허름한 옛 가옥, 고졸한 살림살이들이 가득한 온기를 품고 있는 이유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사진작가 송성진의 ‘Temperature 온기’展이 대구 중구 봉산동 갤러리중앙202에서 오는 20일부터 29일까지 열린다. 송선진은 한국, 중국, 일본의 오래된 가옥들이 등장하는 밤의 정경들을 주로 작품에 활용한다.

한밤의 창살과 지붕, 나무와 산자락의 실루엣이 어스름한 불빛아래 흩어지고, 가난한 사람들의 지친 일상이 그의 사진 속 은은한 가로등 아래서 달콤한 휴식에 빠져있다. 생존을 위한 낮 동안의 처절했던 노동과 허물어질 듯 허름한 집과 가난한 세간들이 겹쳐지며 그들의 밤은 그래서 더 따뜻하게 다가온다.

작품 속 낡은 건축물들은 각기 다른 지역의 독특한 스타일로 이색적인 느낌을 풍기지만, ‘가난한 사람들의 일상’과 ‘온기’라는 주제 속에서 하나의 감성으로 녹아든다. 주제에 의한 이질감에서 동질감으로의 감성적 치환쯤으로 보면 될듯.

주제의 부각을 위한 작가의 작업방식은 본래의 사진에 이미지의 일부를 떼어내 이식하는 조작의 반복이다. 나무를 심고, 세간을 늘리며 가상의 풍경을 채워가는 형식이다. 마무리가 덜된 듯한 작위성은 오밀조밀한 삶의 잔재미를 담기 위한 작가의 의도가 담겨져 있다.

송성진의 거주를 주제로 한 작품에 온기가 스며있는 이유는 작가 자신의 의도가 개입된 탓이 크다. 그의 어릴 적 기억이 작품에 담겨있기 때문. 작가는 “옆집옥상에 널려있던 국숫발, 연약한 팔다리로 내달리던 좁은 골목길, 집과 집의 경계가 없던 산동네에 대한 어릴 적 기억을 날고 허름한 집에 담았다. 이것은 때 묻지 않은 아름다운 시절에 대한 기억이며 과거의 향기다”고 했다.

결국 그의 사진 속 가로등 불빛은 건물의 외부에서 이방인을 위해 길목을 열어주는 인도자였고, 건물 내부의 불빛은 그리움을 끌어내는 통로이자 동경이던 것. 이번 전시에서는 주택들과 건물들의 밤풍경 사진 20여점이 전시된다. (053)425-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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