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성 탄생100주년 기념전, 대구미술관
이인성 탄생100주년 기념전, 대구미술관
  • 황인옥
  • 승인 2012.09.16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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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머신을 타고 근대로의 시간여행을 떠나고 싶다면 대구미술관에 가면 된다. 1930~40년 시기 근대 한국의 순수한 자연과 순박한 사람들의 삶 속으로 들어온 듯 생생한 전시가 열리고 있기 때문.

시간과 공간 여행을 위한 티켓값은 성인은 1천원, 청소년과 어린이는 700원이면 되고, 70-80년의 시공을 뛰어넘는데 걸리는 시간은 5분이면 된다.

목적지에 도착하면 1930년대 사람인 화가 이인성이 따뜻한 미소로 반길 것이니 두려울 필요는 없다. 우리를 초대한 듬직하고 유능한 가이드 이 화백만 믿으면 될일. 그가 이끄는데로 몸을 맡기고 70-80년 전의 순수한 우리 들과 산과 집과 먹거리와 사람들과 삶의 도구들을 만나며 근대 한국인들의 삶 속으로 푹 빠져들면 된다.

천재화가 이인성 화백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鄕 이인성 탄생 100주년 기념전’이 지난 10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12월 9일까지 3개월간 대구미술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지난 5월부터 3개월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었던 전시를 재구성, 작가의 고향인 대구에서의 귀향展으로 기획됐다.

이인성은 ‘조선의 고갱’, ‘화단의 귀재’ 로 불리며 우리 근대미술사의 중심에 섰던 대구출신의 화가다. 수묵에서 양화로 전환하는 한국미술근대기에 반드시 언급되는 작가며, 국가적 불운기였던 일제강점기에 주로 활동했다. 우리정서에 맞는 소재와 자신만의 강력한 향토색으로 민족주의를 그림에 담으며 한국근대미술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

태평로의 가난한 집안 출신이었던 이인성은 16세 때 이미 대구 화단의 중진이었던 소허(小虛) 서동진 선생에게 재능을 인정받아 화가의 길로 들어섰다. 가난한 형편으로 중학교 과정을 끝까지 이어갈 수 없게 되자 서 선생의 배려로 서 선생이 경영하는 대구미술사에서 일하게 된다.

대구미술사 시절인 17(1929년)세 때 수채화 ‘그늘’로 조선미술전람회인 ‘선전’에 처음으로 입선했다. 이후에도 화단의 거의 모든 상을 휩쓸며 천재성을 인정받았다. 1931년 그의 재능을 아꼈던 대구 지역 유지들의 후원으로 일본 유학길에 오른 이인성은 전일본수채화회전, 제국미술원전, 문부성미술전, 광풍회전 등에 연이어 입선하며 일본에서도 이름을 알렸다.

귀국 후 ‘이인성 양화연구소’를 열고 조선미술전람회 추천작가로 활동했다. 이후 이화여대 서양화부에 강사로 나가는 등 후진양성에 힘을 쏟던 중 1950년 총기 오발로 38세에 아깝게 요절했다.

작가는 당시 대구화단이 추구하던 향토색에 관심을 갖고 빨강과 파랑 같은 조선의 원색을 주로 활용해 민족주의 정신을 표현했다. 1934년작 ‘가을 어느날’과 1935년작 ‘경주의 산곡’에서, 1944년작 ‘해당화’ 등이 그의 향토색인 황톳빛 대지와 검푸른 하늘색 대비가 돋보이는 대표작들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1930-40년대의 작품 40여 점과 국립현대미술관의 사료 발굴로 이루어진 기록자료들을 중심으로 인간 이인성의 치열했던 삶의 여정을 소개한다. 전시는 이인성이 대구에서 그림을 배우기 시작한 시기의 작품으로 구성된 ‘대구화단과 이인성’, 일본 유학시절의 작품을 소개하는‘근대성의 인식’, 민족적이고 향토적인 소재를 추구했던 시기인 ‘조선 향토색의 구현’, 서울에서 미술교사로 활동하며 그렸던 주변 인물과 정물로 구성된 ‘인간, 자화상’등 4개의 주제로 나눠 소개된다.

전시에는 그림 외에도 이인성이 수집했던 엽서와 화집, 동양화 관련 서적 등 기록물 260여점과 이인성사료평가위원과 미술평론가의 인터뷰 영상물 5개편도 함께 소개된다.

한편 이 전시에는 대구시가 2001년부터 이인성 화백의 작품세계와 예술정신을 기리기 위해 제정한 이인성미술상 수상자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특별전도 동시에 열린다. 이번 특별전에는 김종학 이강소 이영륭 황영성 김홍주 김구림 이건용 김차섭 안창홍 최병소 이상국 등의 작품이 전시된다. (053)790-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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