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56)씨는 특수강도 혐의로 구속됐다 지난 4월께 출소했다.
출소 후 마땅한 일자리도 찾기 힘들었던 O씨는 차량털이 등 자잘한 절도로 생계를 이어가다 예전부터 어울려 다니던 절도 전과자 A씨에게 U(51)씨를 소개 받았다.
U씨와 O씨는 처음부터 마음이 잘 맞아 금방 친해졌고 같이 크게 한탕할 계획까지 세웠다.
두 사람이 합심해 보안시설이 허술한 대구 북구 대현동 D금은방을 털기로 한 것이다.
이들은 지난 8월 3일 새벽 2시께 D금은방 뒷벽을 일명 ‘빠루’라고 불리는 노루발 못뽑기와 펜치 등을 이용해 들어갔다.
당초 창문이 설치돼 있던 곳에 콘크리트를 발라 벽으로 만들어 놓은 것을 이들이 알아채 쉽게 부수고 들어갈 수 있었던 것이다.
보석상 내로 들어간 O씨와 U씨는 금고를 드라이버와 망치, 노루발 못뽑기를 사용해 뜯어내 금고 안에 있던 귀금속 80여점(시가 2억원 상당)을 훔쳤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의 범행 시간은 꽤 길었지만 D보석상과 무인경비시스템회사의 계약이 잠시 해지된 상태라 경비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고, 이에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하게 범행을 저지르고 달아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들은 그리 치밀하게 범행을 마무리하지는 않았다.
범행을 저지르는 과정에서 U씨가 휴지를 사용한 후 금은방 바닥에 버려놓은 것.
사건을 수사하던 형사들이 이를 발견, 국립과학연구원에 지문채취를 의뢰했다.
감정 결과 범인은 엉뚱한 곳에서 발견됐다.
서울에 있는 대검찰청에서 지문이 일치하는 사람이 있다고 연락해 온 것.
알고 보니 이들은 서울에서 차량털이를 하다가 차량 블랙박스에 얼굴이 찍혔고, 이후 경찰에 체포돼 서울에 있는 한 구치소에 수감 중이었던 것이다.
북부서 형사들이 서울로 급파, 구속 수감 중이었던 O씨와 U씨를 만나 조사를 진행한 끝에 이들의 자백을 받아낼 수 있었다.
경찰은 이들이 구속 수감 중인 것을 감안, 17일 불구속 입건하고 이들에게 보석을 매입한 장물범을 추적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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