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빠진 딸 보고 속상한 마음에 손녀 목 졸라
술에 빠진 딸 보고 속상한 마음에 손녀 목 졸라
  • 강성규
  • 승인 2012.11.26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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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할머니 구속영장
60대 할머니가 5살 난 손녀의 목을 졸라 살해한 사건이 일어났다.

A할머니는 20여년 전 신내림을 받고 인천에서 철학관을 운영하고 있는 무속인이다.

A할머니에게는 딸 B씨가 있었는데 B씨의 결혼생활이 순탄치 않아 애가 타들어 갔다.

B씨의 남편 C씨가 사사건건 아내를 무시하고 가정 일에 소홀해 10여 년 전부터 가정불화가 심했고 특히 1년 전부터는 사이가 극도로 악화됐던 것이다. 그로 인해 B씨는 비탄에 빠졌고 허구한 날 술에 빠져 살아 어머니 A씨는 마음고생이 심했다.

A할머니도 최근 사별한 남편에게 평생 그런 대접을 받고 살아 딸까지 그렇게 사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팠던 것이다.

A할머니는 딸의 마음을 다잡아주기 위해 B씨와 두 손녀를 데리고 제주도 여행을 가기로 결정했다.

지난 주 2박 3일 제주도 여행을 갔다 온 가족들은 A할머니 여동생이 있는 울산에서 3박 4일을 머무른 후, 지난 22일 팔공산에 있는 갓바위에 기도를 드리기 위해 대구를 찾았다.

A할머니와 B씨 가족은 대구에 머무는 동안 숙박을 위해 대구 중구에 있는 한 모텔에 방을 잡았다.

할머니는 가정 문제 등으로 힘들어 하며 술에 빠져 사는 딸을 설득 시키려 했으나 B씨는 어머니와의 대화를 피한 채 낮부터 모텔에서 술을 마셨다. 그런 딸의 모습을 지켜보던 A할머니는 “혼자서 고민하고 스트레스 받고 있으면 어떡하나. 같이 얘기 좀 하자”, “딸은 엄마 팔자 닮는다더니 엄마랑 똑같이 살려고 하느냐” 등의 말을 하며 B씨를 타이르려 했지만 B씨는 말을 듣지 않았다.

A할머니는 속상한 마음을 참지 못해 순간 이성을 잃어버렸고 오후 7시께, B씨가 술에 취해 TV를 보고 있는 동안 침대에서 자고 있던 손녀딸 D(여·5)양에게 가서 목을 졸랐다. 술에 취해 있던 B씨가 그 일을 알아차렸을 때는 D양이 질식사로 숨진 뒤였다.

연락을 받고 온 남편 C씨에게 A할머니는 “애가 자다 침대에서 떨어져 숨졌다”고 말했고, 정황이 없던 B씨는 어머니의 거짓말에 대해 어떠한 항변도 할 수 없었다.

C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대구 중부경찰서 형사들에게도 A할머니는 똑같이 말했다.

하지만 정황이 미심쩍다고 여긴 경찰들이 A씨를 추궁했고 남편 C씨도 사실을 말해야 한다며 아내 B씨를 설득했다. 결국 B씨는 어머니의 범죄 사실을 고백했고, 이에 A할머니도 범행을 자백했다.

경찰은 26일 A할머니를 긴급체포하고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며,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조사를 진행 중이다. 강성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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