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원전 1호기 30년, 운영허가기간 만료
월성원전 1호기 30년, 운영허가기간 만료
  • 김상만
  • 승인 2012.12.02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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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명연장이냐, 폐쇄냐…운명의 갈림길에
월성1호기발전기수리
월성원전 1호기 발전기 수리장면.
월성1호기기공식장면
1983년 4월22일 월성원전 1호기 준공식이 경북 월성군 양남면 나아리에서 개최됐다.
지난 11월 21일자로 우리나라 최초의 중수로형 원전인 월성 1호기의 운영허가기간(30년)이 만료됐다.

월성 1호기는 현재 계속운전 여부를 결정키 위한 안전성 평가를 진행 중이며 그 결과에 따라 월성 1호기의 운명이 결정된다.

월성 1호기가 지난 30년간 걸어온 길과 우리나라 원자력 발전사에 남긴 발자취를 알아본다.

1983년 4월, 경북 월성군 양남면 나아리에 위치한 월성 1호기가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당시 월성 1호기의 상업운전은 고리 1호기에 이은 국내 두 번째 원전이자, 국내 첫 번째 중수로 원전이라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를 갖고 있다.

◆국내 2번째 원전, 왜 중수로형 원전이었나?

경수로형 원전인 고리 1호기 건설이 한창이던 1973년 4월, 캐나다원자력공사(AECL) 총재가 가압중수로형 원자로 방식을 소개하며 우리나라의 ‘장기원전개발계획’ 원자력 개발 분야에 참여할 뜻을 전했다. 같은 해 6월 정부가 중수로 조사단을 구성해, 캐나다에 조사단을 파견한 것이 월성 1호기 건설의 시발점이었다.

중수로는 경수로에 비해 건설비가 조금 높지만, 천연 우라늄을 연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캐나다 등 여러 국가로부터 연료 공급이 가능해 당시 미국을 통해서만 공급이 되던 농축 우라늄에 비해 연료의 조달이 용이했다.

에너지 안보측면을 고려했다고 할 수 있다. 또 경수로와 달리 연료 교체를 위해 원자로의 운전을 멈추지 않아도 돼 이용률이 높다는 것도 중수로형 원전 도입의 결정적 이유였다.

월성 1호기가 건설되던 1970년대만 해도 우리나라는 원전 건설에 대한 기술과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설계·시운전·건설 관리를 모두 선진국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월성 1호기 건설은 고리 1호기와 마찬가지로 건설 주체인 계약자가 모든 권한을 갖는 턴키방식으로 진행됐고, 월성 1호기의 건설 주체인 캐나다원자력공사는 175명의 기술진을 우리나라에 파견했다.

이에 따라 건설허가 시점 기준으로 62개월 만에 준공 성과를 거두는 획기적인 공기 단축을 이뤄냈다.

이로써 1983년 4월 22일 월성 1호기 준공식을 거행하고 우리나라 중수로 원전의 역사를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했다.

◆주기적 안정성 평가로 9천여건의 설비 개선

월성원자력은 지난 30년 동안 월성 1호기의 안전성 증진을 위해 지속적으로 설비를 개선하고 보강해 왔다.

2003년 주기적안전성평가 후속 조치로 2009년 4월부터 2011년 7월까지 발전소의 압력관 교체와 주요부품 교체 등 총 9천여건에 대한 대규모 설비개선이 성공적으로 시행했다.

이 결과 설비개선 전후 대비, 안전성이 대폭 향상됐다. 특히, 노심 손상 시 발생할 수 있는 수소를 제거하는 수소제거설비(PAR)를 설치해 후쿠시마 원전과 같은 수소 폭발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게 했다. 또한 지진 자동 정지 설비, 원자로 비상 냉각수 외부 주입 유로 설치 등 안전강화 조치를 했으며 후속조치도 꾸준히 추진했다.

월성 1호기는 연간 약 50억㎾h의 전력을 생산했다.

이는 대구시에서 1년 동안 사용하는 전력량의 약 35%에 해당한다. 지난 30년 동안 약 1390억㎾h의 전력을 생산했다.

월성 1호기는 안정적인 연료 공급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1985년 4월 1일부터 1년 동안 평균 98.4%의 이용률을 기록해 가동 중인 전 세계 원전 271기 가운데 이용률 1위를 차지한 것을 시작으로 30년간 평균이용률 86.2%로 세계 이용률 1위를 총 4차례 달성했다.

또 1990년대 이후 적극적인 설비 개선과 선진 운영기법 도입으로 정지건수가 획기적으로 감소했으며, 한주기무고장안전운전을 3회 연속으로 달성하는 등 30년간 총 5회를 달성했다.

2008년에는 우리나라에 중수로 기술을 제공했던 캐나다에 원전 관련 기술을 역수출 하는 성과를 거뒀다. 캐나다의 세계적인 원전 회사인 브루스 파워에 원전 연료 취급계통 설계 개선을 통한 운영 및 정비 최적화를 위한 기술자문에 착수하면서 중수로 운영기술이 세계적 수준에 도달했음을 입증했다.

2010년 9월에는 2기의 중수로형 원전을 가동 중에 있는 아르헨티나와 원전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아르헨티나는 우리나라의 설비개선 기술을 도입키로 하고 아투차 1호기와 엠발세원전의 압력관 교체 등 대규모 설비개선 후 추가로 25년간 계속운전을 추진하고 있다.

월성 1호기는 캐나다 포인트레프로 원전에 비해 1년 늦게 설비개선에 착수 했음에도 불구하고 계획한 일정 내에 성공적으로 압력관 교체와 설비개선을 완료한 것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월성 1호기는 캐나다가 해결하지 못한 원자로관 설치 부위인 튜브시트의 표면조도 불량 문제를 밝혀냈다.

또 노심내부의 정밀한 가공을 위해 특수 폴리싱 장비를 개발해 문제를 해결, 중수로 개발국인 캐나다에도 관련 기술을 전수하는 등 월성원자력의 기술력을 세계에 알리는 좋은 계기가 됐다.

이런 월성 1호기의 성공적인 설비개선 진행은 계속운전을 추진 또는 준비하고 있는 해외 동일노 원전에게는 적극 벤치마킹할 만한 롤 모델(role model)로 부각되고 있다.

◆에너지 선진국 도약하는 미래

급변하는 에너지 정세 속에서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가 지속적인 성장가도를 달리기 위해서는 원전을 더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높다.

세계의 원전 선진국들은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에너지원 확보와 에너지 안보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장기 가동 원전에 대해 계속운전을 시행하고 있다.

미국은 104기의 가동 원전 중 73기의 원전에 대해 계속운전을 승인했고, 캐나다의 경우도 20기의 가동 원전 중 7기의 원전이 계속운전을 하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월성 1호기가 1차 운영허가 기간이 끝났다.

월성 1호기는 지난 30년간의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국가의 핵심 원전으로서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제는 월성원자력과 지역주민 등이 1차 운영허가 기간이 끝난 월성 1호기를 십분 활용, 경제적인 에너지를 확보하는 길이 무엇인가 고민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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