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정하고 덤벼든 코믹연기에 시청자 ‘열광’
작정하고 덤벼든 코믹연기에 시청자 ‘열광’
  • 승인 2012.12.11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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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가져도 멋진 남자들 최시원·박시후
멀쩡하게 잘생긴 남자들이 코믹연기에 작정하고 덤벼드니 더 멋져 보인다.

네티즌은 이들의 연기에 열광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세상은 참 불공평하다’고 푸념하기도 한다. 이들이 망가질수록 더 멋져 보이니 하는 말이다.

그런데 그냥 망가져서는 이런 반응을 끌어낼 수 없다. 연기력과 상황이 뒷받침되고 무엇보다 ‘제대로’ 코미디에 몸을 던지겠다는 각오가 눈에 보이니 배우가 더욱 도드라진다.

SBS 월화극 ‘드라마의 제왕’의 최시원(25)과 SBS 주말극 ‘청담동 앨리스’의 박시후(34)가 그 주인공이다.

둘은 눈이 번쩍 뜨일 만큼 현란한 변신으로 드라마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더불어 한층 성장한 연기력으로 캐릭터를 빛내고 있다.

◇최시원, 두 번째 ‘톱스타’ 연기서 감 잡아 = 최시원은 ‘드라마의 제왕’에서 유치찬란하고 단순무식한 철부지 스타 강현민을 연기 중이다.

남들이 “자기 이름 한자로 못 쓰고, 돈밖에 모르는 싸가지” “겉멋만 잔뜩 들어 배우 인척 까부는 철부지”라고 뒤에서 흉보는 인물이다. 하지만 그런 실체와는 달리 잘 포장된 이미지로 최고의 스타 자리에 앉아있다.

최시원은 그런 강현민을 천연덕스럽게 연기하며 매회 큰 웃음을 준다.

음주운전 사고 후 자숙의 의미로 보육원에서 봉사활동을 펼치지만 코흘리개 애들과 코딱지를 갖고 신경전이나 벌이고, 여배우와 포스터 촬영을 하는데 자기가 더 돋보이려고 혈안이 된다.

감독의 주문으로 추운 겨울 바닷물에 몇 번이나 들어갔다 나오느라 약이 바짝 올랐다가도 ‘넌 최고의 배우’라는 말 한마디에 반색하며 “그렇게 멋있었어요? 브래드 피트처럼?”이라며 아이처럼 좋아한다.

‘폼생폼사’에 허세로 가득 찬 강현민을 최시원은 감탄이 나올 만큼 자연스럽게 표현하고 있다.

그런데 최시원의 톱스타 연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2010년 SBS ‘오 마이 레이디’에서도 ‘발연기’를 하는 최고의 스타 성민우를 연기했다. 까칠하고 도도한 톱스타의 모습과 어설프게 발연기를 하는 연기자의 모습을 동시에 표현했다. 하지만 2년전 그의 연기가 어설펐다면 지금은 당시의 경험을 발판으로 삼아 ‘감을 잡은’ 듯한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앞서 최시원은 ‘드라마의 제왕’ 제작발표회에서 “많은 분이 생각하시는 ‘최시원’이라는 하나의 이미지를 깨고 싶었다”고 말했다.

2005년 슈퍼주니어로 데뷔한 그는 영화에서 시작해 ‘오 마이 레이디’를 거쳐 ‘아테나-전쟁의 여신’과 ‘포세이돈’을 통해 연기자로 차근차근 자리매김하게 됐다. 실제로 초반에는 ‘발연기’를 했던 그이지만 어느새 발연기를 연기하는 수준에까지 이르렀다.

◇박시후, 뻣뻣한 목석에서 다중적 캐릭터 플레이로 = 박시후의 발전을 두고는 많은 방송 관계자들이 ‘눈부시다’고 표현할 정도다.

박시후는 2006년 ‘너는 어느 별에서 왔니’부터 눈에 띄는 외모이긴 했지만 ‘완벽한 이웃을 만나는 법’ ‘일지매’ ‘가문의 영광’까지 연기에서는 ‘뻣뻣한 목석’에 비유되고는 했다. 외모에서 풍기는 매력으로 일찌감치 주연급으로 올라서긴 했지만 연기는 경직돼 있었다. ‘발연기’는 그를 두고 하는 말이었다.

남들보다 늦은 나이에 데뷔해 열정으로는 가득 찼지만 마음과 달리 연기는 쉽게 풀리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변화를 보여주기 시작한 것이 2010년 ‘검사 프린세스’부터. 이후 ‘역전의 여왕’을 거쳐 ‘공주의 남자’에서의 애절한 연기로 시청자를 사로잡은 그는 최근 개봉한 영화 ‘내가 살인범이다’에서도 한층 성숙해진 연기로 박수를 받았다.

박시후는 여세를 몰아 ‘청담동 앨리스’에서 ‘찌질한 재벌남’ 차승조로 변신해 시청자를 즐겁게 하고 있다.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택한 여자가 자신을 버리고 떠나자 복수의 화신으로 돌변한 차승조는 “복수가 최고의 힐링”이라며 활짝 웃는 괴팍한 캐릭터다.

굴지의 명품유통회사 회장이지만 조울증이 있고 ‘뒤끝’이 긴 차승조는 ‘깐족’ 대는 게 취미이고 프랑스 유학파 출신 ‘차도남’의 외모를 갖추고 있으면서도 화가 나면 충청도 사투리가 걸쭉하게 튀어나온다.

남들 앞에서 멋있는 척은 다 하다가도 혼자 있으면 이보다 ‘찌질’할 수 없는 ‘좀스러운’ 남자로 변신하는 차승조를 박시후는 ‘이건 내 것’이라고 도장 찍는 듯 확실하게 연기하고 있다.

폼을 잡으려 하지만 인내심이 별로 없어 조바심이 많은 그는 자신이 키다리 아저씨가 돼주고자 하는 한세경(문근영 분)이 휴대폰 문자에 답을 하지 않자 안절부절 못하고 집요하게 답을 얻으려다 ‘별짓’을 다한다.

앞서 ‘청담동 앨리스’ 제작발표회에서 박시후는 “이번에 제대로 망가지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했는데 그 말을 그대로 실천하고 있다.

그는 “차승조는 감정의 스펙트럼이 굉장히 넓은 인물”이라며 “엉뚱하며 ‘허당’기를 보일 때도 있고 마음속 상처가 있기도 하다. 마냥 멋있기만 한 것이 아닌 다양한 모습을 가진 캐릭터다. 이런 모습을 통해 시청자의 공감을 이끌어내고 싶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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