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폭설, 닷새 지나도 제설작업 제대로 안돼
미끄러지고 넘어지고…시민들 극도 스트레스
새해 첫날인 1일 오후 1시 30분께 대구 동구 신천3동 청아람 아파트 일대 이면도로 및 주택가 골목길 바닥은 지난 28일 내린 눈이 그대로 얼어붙어 생긴 빙판에다 날씨가 추운 탓에 눈이 녹지 않고 다시 얼어붙은 까닭에 아찔한 상황이 자주 목격됐다.
이곳을 지나던 한 20대 여성은 종종걸음으로 길을 걷다 미끄러져 넘어지면서 엉덩방아를 찧었고, 60대로 보이는 한 중년 여성과 어린 손녀는 넘어지지 않기 위해 손을 꼭 잡고 길을 걷고 있었다.
또 큰 도로 쪽에서 이곳으로 손을 잡고 걸어오던 한쌍의 젊은 연인은 이곳 일대에 이르자 손을 놓은 채 최대한 빙판이 보이지 않는 곳을 골라 보행했다.
아울러 전동 휠체어를 탄 한 남성 지체 장애인과 이 휠체어를 밀던 여성 지체 장애인은 빙판길을 통행하다 몇 차례 미끄러지면서 진땀을 빼기도 했다.
정 모(여·27·동구 신천3동)씨는 “제설작업이 큰 길에서만 이뤄져 집 근처 골목길 등은 아직 대부분 미끄러운 빙판길”이라며 “미끄러져 넘어지지 않기 위해 많은 신경을 쓰면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곳 인근에 위치한 동대구역전시장 일대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시장 내 이면도로 바닥 대부분을 비롯해 거의 모든 점포 앞에는 눈이 말끔하게 치워져 있었으나 도로 일부 바닥은 결빙 상태로 존재, 미끄럼의 가능성이 컸다.
아울러 시장 내 신천3동 공영주차장 쪽 골목길 등 이곳 일대 대부분 골목길은 눈이 쌓여 있거나 빙판길 상태였다.
T김밥전문점 주인은 “최근 폭설이 내렸을 때 시장 내 상인들이 직접 자신들의 가게 앞 눈을 치우면서 그나마 이 정도”라며 “하지만 공무원들이 이곳 일대에서 제설작업을 하는 것을 전혀 본 적이 없고, 동 주민센터 등에서 염화칼슘이나 모래 등을 지급받은 일도 없다”고 푸념했다.
이와 관련해 대구시 관계자는 “최근 폭설 때 시청을 비롯해 각 구·군 대부분 공무원들이 제설작업에 투입돼 작업을 벌였지만 눈의 양이 많아 아직 미진한 곳이 좀 많은 것 같다”며 “현재 시청은 물론 각 구·군청을 통해 제보가 들어오면 즉시 상황을 파악하고 지시를 내리는 등 최대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무진기자 jin@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