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장
성 장
  • 승인 2013.01.01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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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조 시인

너무 바짝 당기지 마라

툭 끊겨버리잖아

손 흔들며 올라간 바람의 속도만큼만 풀어봐

보리밭이랑 덮으며 봄눈 내리던 2월

얼레를 쥔 두 손이 발갛게 얼어도

간밤 내내 붙이고 붙인 내 꼬리연은

열한 살 적 내 키의 수천 배만큼

내 꿈의 수만 배만큼

나를 키워주던 세상 속으로의 통로

이제, 때 절은 내가 다시 치솟아 보지만

어림도 없다

눈 감아야만 보이는 사라져간 설레임

가만가만 연실을 되감는다

나 이제 땅이 되려고

▷▶경북 군위군 출생. 2001년 사람의 문학으로 등단. 사람의 문학 편집위원, 현 대구작가회의 부회장. 시집:밥 한 봉지.

<해설> 젊음은 늘 싱그럽다. 또한 꿈도 크다. 연에 비유한 성장의 은유가 참신하다. 누구나 유년의 기억 창고에는 설날의 연 날리는 모습이 고적하게 떠오른다. 하지만 그 설렘의 시간들은 멈추고 말았다. 다만, 유년의 기억 하나에 매달려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는 아쉬움에 젖는다. 더는 자랄 수 없는 자신의 육체이건 정신이든 그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형용할 수 없는 지난 추억이 그리울 뿐이다. 제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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