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는 한국 땅, 대마도는 일본 땅’
‘독도는 한국 땅, 대마도는 일본 땅’
  • 승인 2013.01.03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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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동 영남대학교 독도연구소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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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일본 시마네현 의회에서 ‘2월 22일’을 ‘죽도(竹島)의 날’로 조례로 정하였다. 일본이 1905년 ‘시마네현 고시 제40호’를 통해 독도를 불법으로 편입한 날의 100년을 기념해 만든 날이다. 그것이 우리나라에 알려지자 대한제국 칙령 제41호 반포일인 10월 25일을 ‘독도의 날’로 정하자는 주장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왔고, 경상북도는 10월을 ‘독도의 달’로 정하였다. 심지어 대마도를 우리 땅이라고 하는 주장과 ‘대마도의 날’을 제정하는 움직임까지 일어나, 창원시 의회가 ‘대마도의 날’을 조례로 정하기까지 하였다. 이런 움직임을 반영해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노래의 경우 “하와이는 미국 땅, 대마도는 일본 땅,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노랫말을 최근 “하와이는 미국 땅, 대마도는 몰라도 독도는 우리 땅”으로 바꾸었다.

몇 년 전 여름, 경기도 의회 의원들이 울릉도, 독도를 방문하기 전에 독도에 대한 강의를 해달라고해서 동해시에 간 적이 있다. 그때 KBS 라디오에서 전화가 와서 경주에서 조선후기 지도에 대마도가 한국과 같은 채색이 있는 지도가 발견되었다고 하면서, 그 의미는 대마도는 한국 땅이라는 의미가 아닌가라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었다. 또 작년 10월 13일 대구사학회 주최 학술대회 토론 때, 한 국제법 학자가 “일본의 독도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대마도가 한국 땅이라고 하는 게 좋지 않는가?”라는 질문을 한 적이 있다. 이 두 질문에 대해 필자는 “대마도를 한국 땅이라고 하는 것이 독도를 일본의 땅이라고 하는 주장보다 더 후안무치한 행동이다”라고 했고, “그것은 오히려 일본과 국제사회에서 독도가 한국 땅이라는 한국의 주장이 억지소리라는 인식만 줄 뿐이다”라고 대답하였다.

1530년 중종의 명에 의해 만들어진 『(신증)동국여지승람』의 기록에 대마도를 동래현 산천조에 넣어서 “옛날에 계림(신라)에 예속되었는데, 어느 때부터 일본 사람들이 살게 되었는지 모르겠다”고 하고, “이 섬이 해동 여러 섬들의 요충에 해당한다”고 하면서 “우리나라에 들어오고자 하는 자는 이 곳 대마도주의 문서를 받아야만 올 수 있다”고 언급하고 있다. 이 기록을 통해 대마도는 조선정부가 일본의 경계로 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조선정부는 대마도를 일본의 공식창구로 인정해 대마도를 통해 일본과 외교관계를 줄곧 해결해왔다.

한때 대마도가 한국 땅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우리나라는 중국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사대교린정책 하에서 바다와 섬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채 대마도를 버렸다. 대륙으로의 진출을 염원하던 일본은 그 버린 땅을 일구어 대마도를 자국의 영토로 삼았고, 조선과의 공식 창구로 활용하였다. 한 때 우리나라 땅이었다고 해서 우리나라의 영토라고 하는 주장은 잘못된 것임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대마도가 우리나라 영역에 포함되어 있는 고지도는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실린 「팔도총도(八道總圖)」의 경우도 맨 오른쪽 끝에 대마도가 명확하게 표시되고 있다는 것을 주목하면서 당시 대마도를 우리나라 영역으로 인식하고 지도를 그렸음을 알 수 있다고 하는 주장은 일본이 독도를 한국의 땅이라고 하는 주장보다 더 억지주장일 뿐이다.

「팔도총도」의 경우 울릉도와 육지 사이에 ‘우산도’, 즉 독도가 표시되어 있다. 이 지도는 전반적으로 많이 잘못된 지도이다. 그리고 조선후기의 지도에서 대마도를 우리나라 땅이라고 한 것은 대마도를 우리나라 땅이라는 염원을 담은 것이라고 해석하는 게 좋을지, 무지의 소치라고 해석해야 할지 판단이 잘 안 설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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