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직 외국인에 보여준 사랑, 감사합니다”
“순직 외국인에 보여준 사랑, 감사합니다”
  • 김주오
  • 승인 2013.01.03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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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중 숨진 인도인 대령 딸

수성구에 100만원 우편채권 보내
울지말아요파바시모한
지난달 31일 이진훈 수성구청장 앞으로 고 나야 대령의 딸인 파바시 모한 여사가 보내온 우편채권. 수성구청 제공
유난히 추운 올 겨울의 혹한 속에 세상을 녹일 만큼 아름다운 사랑이 수성구청에 날아왔다.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7월 국제연합한국위원단 인도 대표로 파견돼 1950년 8월12일 왜관지구 전선시찰 중 지뢰폭발로 순직한 우니나야 대령의 딸인 파바시 모한 여사가 보내 우편채권이 지난해 12월31일 수성구에 배달됐다.

파바시 모한 여사가 아버지와 어머니 영전이 있는 수성구 범어동 나야대령 기념비를 잘 관리 보전해 달라며 미화1천달러(한화100만원)를 우편채권으로 수성구청장 앞으로 보내 온 것.

함께 동봉한 감사 서한에는 지난 8월 24일 억수같이 쏟아지는 장맛비 속에서도 보훈단체회원과 인근 주민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거행된 고 나야 대령의 미망인 비말라 나야 여사의 영현 안장식을 잘 치러준 수성구청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가슴 절절한 사연도 함께 보내왔다.

고 나야대령 부인은 짧은 3년 동안의 신혼생활을 끝으로 39세 젊은 나이로 머나먼 이국땅에서 순직한 남편을 떠나보낸 후 51년간의 순애보를 간직한 채 2011년 9월 11일 사망하면서 “남편 옆에 묻히고 싶다”는 애틋한 유언에 따라 이곳 남편의 품에서 영원히 잠들게 됐다.

나야대령 기념비는 2003년부터 국가현충시설로 지정받아 깨끗하게 잘 보존 관리되고 있다.

파바시 모한 여사는 “매년 보훈의 달에 이국땅의 외국인의 순직에 감사를 표하며 방문하는 보훈회원, 주민, 학생 등 많은 참배객들의 열정에 감복했다”고도 말했다.

수성구청은 나야대령 미망인 영현 안장식을 계기로 수성구와 인도 푸네시간의 자매결연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인도 푸네시를 이진훈 구청장이 방문, 상호 교류를 제의했으며 올 3월께 인도 푸네시 관계자들의 수성구청을 방문해 정식 자매결연식을 체결할 예정이다.

수성구청은 지난해 12월 사업비 1천300만원(국비800만원, 구비500만원)을 들여 나야대령 기념비 헌화대 설치 등 주변 환경을 정비했으며 앞으로 호국 보훈의 산교육장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이진훈 수성구청장은 “울지말아요 파바시 모한! 이곳 나야대령기념비는 우리가 소중히 잘 관리 할게요. 한국과 인도의 우호교류 및 부부사랑, 효도의 상징이 되도록 하겠다”는 서한문을 전달키로 했다.

김주오기자 kim-yns@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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