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금 오른 택시, 직접 타보니…
경기침체 등의 영향으로 시민들은 요금에 대한 경제적 부담을, 택시기사들은 승객 감소와 함께 법인택시 기사들의 경우 회사에 납부하는 사납금 인상 등에 대해 각자 볼멘소리를 했다.
인상된 대구의 택시요금은 중형택시의 경우 기본요금(2km까지)은 2천200원에서 2천800원으로, 이후 거리요금은 150m당 100원에서 144m당 100원으로, 시간요금은 시속 15km 이하 주행 시 36초당 100원에서 34초당 100원으로 조정, 인상률은 19.77%다.
실제 택시요금이 오른 지 닷새째인 5일 오후 4시 54분 중구 동성로 2.28기념공원 앞에서 승객을 기다리고 있던 한 법인택시를 잡아탄 뒤 동대구역까지 운행해 줄 것을 요청했다.
최초 택시 미터기는 기본요금 2천800원으로 표시된 채 택시는 즉시 그곳을 출발했다.
토요일 오후대 시간인 탓에 다소 시내 중심 일대는 차가 막히는 상황이었지만 비교적 차량 흐름은 원활하게 이뤄진 가운데 출발 4분여가 지나 동인초등학교 인근 도로를 달리자 미터기는 100원이 오른 2천900원을 가리켰다.
그곳에서 조금 지나 동신교 사거리쯤에 이르자 미터기 요금은 3천원을 가리켰고, 신호 대기 상태에서 불과 얼마 지나지 않아 순식간에 300원의 요금이 올랐다.
이어 계속 운행한 택시는 MBC네거리에서 4천200원의 요금이 찍혔고, 목적지인 KTX 동대구역에 도착하자 미터기의 최종 요금은 5천700원을 가리키고 있었다.
S자동차 소속 법인택시 기사 황 모(54)씨는 “인상 전 이 구간의 평균 요금은 4천300원~4천500원이었다”며 “실제 택시 요금이 오른 후 갑자기 너무 많이 올랐다며 하소연하는 승객들도 많고 손님도 줄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요금 인상 뒤 비교적 가까운 구간만 이동해도 평균 4천~5천원의 요금이 나오고 있다”며 “이 때문에 가끔 승객들과의 시비도 잦아지고 있고 승객들의 요구에 맞추기 위해 과속 전쟁도 벌이고 있다. 또 사납금 인상에 대해서도 걱정이 많다”고 덧붙였다.
동대구역에서 만난 정주현(여·30·동구 불로동)씨는 “예전에는 동대구역에서 집까지 6천원정도 택시요금이 나왔는데 요금 인상 후 8천원가량 나와 택시 타기가 무섭다”며 “요금은 올랐는데 서비스는 크게 나아진 것 같지 않아 더욱 화가 난다”고 하소연했다.
이후 자리를 옮겨 다른 곳에서 또 다른 택시를 타 봤다. 같은 날 오후 6시 25분 대구 북구 경북대 북문에서 대기 중이던 한 개인택시에 탑승해 삼덕소방서까지 운행을 요구했다.
그곳에서 출발 후 몇 분이 지나 대구CBS 인근 동침산네거리에서 택시의 미터기 요금은 기본요금에서 100원 오른 2천900원으로 바뀌었다.
이어 계속 달린 택시는 홈플러스 칠성점 앞에서 3천400원, 대구역네거리에서 4천200원, 대구시의회 앞에서 5천400원의 요금이 미터기에 각각 표시됐다. 또 대구시의회 앞쪽에서 차량 흐름이 막히더니 불과 몇 m 거리에 있는 공평네거리에 다다랐을 때는 6천400원의 요금이 표시됐고, 최종 목적지인 삼덕소방서 앞에 이르자 요금은 7천200원이 나왔다.
개인택시 기사 신 모(57)씨는 “택시 승객이 가뜩이나 별로 없는 상황에서 요금 인상 후 손님이 더 줄었다”며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택시업계를 돕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요금 인상보다 LPG 가격을 내려야 한다”고 전했다.
김무진기자 jin@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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