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정성…그리고 큰 행복
작은 정성…그리고 큰 행복
  • 승인 2013.01.07 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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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동초등 이건희
이건희
(대구 남동초 6학년 5반)
학교로 가는 길, 그토록 아름답게 물들었던 나뭇잎들은 추운 겨울바람과 추위에 못 이겨 온 데 간 데 없이 앙상한 가지만이 남아 우리들의 친구가 되어 준다. 얼마 전 낮부터 내린 눈이 쌓여 온 동네가 하얗게 뒤덮였다. 눈 덮인 마을과 산은 햇빛과 어울려 참으로 아름다운 모습을 띄고 있었다. 눈 오는 날, 친구들과 눈싸움도 하고 눈 위에 뒹굴어 보기도 하고 재미있게 놀고 있는데 어디선가 동네 아저씨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

“눈이 그치면 다니시든지 하시지, 미끄러지시면 큰일나세요!”

그 쪽을 쳐다보니 폐지를 주우러 다니시는 할머니께 아저씨가 걱정이 되어 말씀드리고 계셨다. 할머니께서는 빙그레 웃으시면서 괜찮다고 걱정해줘서 고맙다고 하시면서 폐지라도 주워서 생활비에 보태야 하신다면서 유모차에 폐지를 가득 싣고 가시는 모습이 내 눈에 들어왔다.

하얀 눈이 온 동네를 아름다운 풍경으로 만들지는 몰라도 눈이 내림으로 해서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더 많다는 사실을 그 동안 까마득히 잊고 있었다. 눈 뿐만이 아니라, 세상은 내가 바라보는 것이 다가 아닌 것 같다.

6학년의 마지막 겨울이다. 엄마의 손을 잡고 초등학교 입학을 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졸업을 앞두고 있다는 사실에 그동안 부모님과 할머니의 지극한 사랑, 주변 사람들의 사랑만 받고 베풀지는 않은 것 같다. 지금 되돌아 곰곰이 생각해 보면 베푸는 사람보다는 받는 사람에 길들여져 있는 나 자신이 조금은 한심스럽고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다.

며칠 전 어머니께서 김장김치를 어떻게 나누어 드려야할지 분주히 전화기를 들고 계속 얘기를 하고 하시는 모습에 “어머니 무슨 일 있어요?” 라고 여쭈어 보았다. 그랬더니 어머니께서 “사실은 남동초등학교 교장선생님께서 김장철이 되었는데 한부모 가정 등 가정형편이 어려운 아이들 걱정을 많이 하고 계셔서 우리 학부모들이 김장이라도 해서 어려운 가정에 나누어 주려고 한다고 했다.

우리 남동초등학교 조병연 교장선생님은 우리들 눈에 무섭게 보이고 엄격해 보이곤 하시지만 학생들의 모든 면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하시는 분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나는 그런 교장선생님을 존경한다. 그날따라 어머니의 작은 어깨가 왜 그렇게 넓고 커 보이는지 사랑을 잘 표현 할 줄 모르는 나는 부끄러운 마음을 잠시 접어두고 살며시 다가가 어머니 등을 살포시 안으며 고맙다고 말씀드렸드니 “엄마 혼자 한 게 아니고, 학부모님들이 모두 함께 한건데…” 하시면서 내 두 손을 잡으시며 “이 다음에 어른이 되면 훌륭한 사람이 되어 이기적인 사람보다는 베풀 줄 아는 그런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시는 어머니의 두 눈이 참으로 아름답게 느껴졌었다. “네! 그럴게요!” 마음 속으로 대답하면서 어머니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그런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래도 초등 6년을 보내면서 올 한해는 참으로 푸근한 한해를 보내는 것 같아 조금은 위로가 되었다. 내가 한 일은 아니지만 내 주변에서도 이렇게 어려운 사람들에게 온정을 베푸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가슴이 뿌듯함을 느꼈다.

해마다 이 때쯤 되면 동성로에 구세군 자선냄비가 등장한다. 구세군의 종소리가 길을 가는 사람들에게도 마음을 움직이게 해 모금함에 작은 정성을 보태곤 한다. 이번 연말에 어머니와 시내에 영화를 보러 가기로 했는데, 이번만큼은 영화를 보기 보단 구세군 자선냄비에 그 돈을 기부할 것이다. 적은 금액의 돈이지만 작은 정성들이 모여 큰 행복을 얻는 사람들을 위해서.

이건희(대구 남동초 6학년 5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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