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효진 스피치 컨설턴트
실제로 지난해 한 취업포털사이트에서 대학 졸업예정자 405명과 기 졸업자 81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졸업예정자의 60%가‘졸업식에 참석하지 않을 생각이다‘라고 답했다. 설날에도 취업준비생들에게는 부모님을 뵐 면목이 없어‘홀로 보내기’를 계획하는 젊은이들이 적지 않다. 친척들의 시선이 신경 쓰여 차라리 혼자 공부를 하는 게 편하다며 고향을 내려가지 않는단다.
인간관계의 갈등과 스트레스를 거부한 채 사회생활은 하면서 사적이고 직접적인 인간관계만 단절시키는 인간형을 활동형 외톨이라고 한다. 사회적 경쟁에서 도태된 이들이 일체의 사회활동을 거부한 채 집안에만 틀어박혀 지내는 이들을 은둔형 외톨이이라면, 활동형 외톨이는 은둔형 외톨이처럼 사회와 단절한 채 살아가지는 않는다. 단지, 인간관계로 얽히는 것을 꺼린다는 것이다.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나 갈등 요소를 겪기 싫다는 것이다.
얼굴을 보지 않는 인간관계가 젊은이들 사이에 두드러지고 있는 데에는 어려운 취업환경과 지나친 경쟁분위기가 한 몫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상대적 박탈감과 인간관계에서의 스트레스를 덜 받을 수 있는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들은 관계에서의 갈등과 스트레스를 기피하는 것이지 외로움을 안타는 것은 또 아니다. 그들의 외로움은 SNS라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 사회성을 유지한 채 고립될 자유를 충분히 누리고 있다. 그럼으로써 실질적 인간관계 속에서 얽히지 않아도 사회생활 하는데는 지장이 없다.
실제 한 연구원이 2011년 소비자 라이프스타일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젊은 세대의 경우‘사람을 직접 만나는 것보다 SNS를 통해 이야기하는 것이 편하다’는 문항에는 응답자의 32%가, ‘전화를 거는 것보다 문자나 SNS로 대화하는 것이 더 편하다’는 문항에는 37%가 긍정적으로 답했다.
생활형 외톨이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확장 덕분에 굳이 깊은 인간관계가 아니더라도 약하고 쉬운 연결로서의 인간관계가 가능하기에 은둔형 외톨이처럼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새로운 비즈니즈 기회이자 새로운 소비계층으로의 가능성을 가진다고 보기도 한다. 그런데, 무언가 허전하다. 생활형 외톨이들이 놓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물론 지난날의 과거는 과거일 뿐이다. 그래서, 내 인생의 한 페이지를 빼 먹는 것이 그렇게 잔인하지 않다. 하지만, 우리는 추억에 기대어 마음의 위안을 얻고, 기억이 추억으로 전환되는 찰라, 사는 재미가 무엇인지 깨닫는다.
내 인생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날들이 많을 2월이 다가온다. 지금의 위축되어 있는 마음, 추억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며 좀 더 많은 것들을 경험하고 더 멋진 기억의 창고를 마련한다면, 추억은 아무런 힘이 없어도 사라지지 않는다. 그래서, 더 살맛나는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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