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살린다더니…더 망가졌다
시장 살린다더니…더 망가졌다
  • 김지홍
  • 승인 2013.01.23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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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중구 방천시장, 문화예술 프로젝트 지원 끊기자 ‘폐허’상태

예술가들이 점포 매입 시장 본연의 모습 상실

협소한 주차시설 고객까지 내쫓는 형국

뒤덮은 그물망 빛 차단 낮에도 불…전기료 폭탄
/news/photo/first/201301/img_87510_1.jpg"/news/photo/first/201301/img_87510_1.jpg"
지난 22일 오후 2시께 방천시장 상인들은 그물망으로 인해 빛이 들지 않아 불을 켜놓고 영업을 하고 있다.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막대한 예산을 들여 시행한 대구 중구 방천시장 프로젝트가 /news/photo/first/201301/img_87510_1.jpg'예산 낭비/news/photo/first/201301/img_87510_1.jpg'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지역상인과 주민은 예술계와의 갈등, 부적절한 시설 보수 등 사업 자체에 대한 불신으로 가득차 있다.

또 이 일대가 프로젝트 당시부터 재개발 추진지역에 포함됐음에도 지속적으로 사업을 펼쳐 혈세만 낭비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대구 중구청은 지난 2009년 점차 설자리를 잃은 재래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전통과 예술이 공존하는 시장을 형성, 유동 인구를 늘려 상권 부활을 꾀했다.

이에 따라 도심 재래시장인 방천시장을 선정, 2009년 2~6월까지 5개월간 시장 점포 내 문화예술을 접목하는 /news/photo/first/201301/img_87510_1.jpg'별의별 별시장/news/photo/first/201301/img_87510_1.jpg' 예술프로젝트를 추진, 미술·조각·사진·공예 등의 예술가 43명이 참가해 시장 내에 있는 빈 점포 17곳을 빌려 창작실로 개조했다.

/news/photo/first/201301/img_87510_1.jpg'별의별 별시장/news/photo/first/201301/img_87510_1.jpg' 예술프로젝트가 문화체육관광부의 전통시장 활성화 시범사업에 선정, 지난 2009년 11월부터 2011년 12월까지 2년 2개월동안 /news/photo/first/201301/img_87510_1.jpg'문전성시/news/photo/first/201301/img_87510_1.jpg' 프로젝트를 3차에 걸쳐 추진했다.

중구청은 방천시장이 시장상인, 예술가 상인, 대구시민이 참여하는 문화예술시장으로 탈바꿈을 기대하며, 관광명소화로 발돋움할 것을 구상했다.

아울러 온라인 블로거 결성, 공중 토론장, 청년 예비작가 아카데미, 주말 야시장, 방천 문전성시 해설사, 방천소식지 발행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면서 예산 7억4천500만원(국비 3억7천만원 포함)이 투입됐다.

하지만 당초 기대와 달리 프로젝트가 종료되면서 지원이 끊기자 사실상 모든 프로그램도 중단된 상태고 전통시장에는 고객의 발길도 거의 끊겨있다.

22일 오후 방천시장에는 추위가 한층 누그러들었지만 시장을 찾은 손님은 열명 채 되지 않았다.

거액의 예산이 과감하게 투자되면서 방천시장의 활기를 찾아주는 듯 했지만 오히려 문화예술 분야가 앞질러 주객이 전도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특히 예술가들이 창작의 공간으로 점포를 하나둘씩 매입이 늘어나면서 시장 본연의 모습까지 흡수시켜 정작 시장 활성화에는 도움이 전혀 되지 않는다고 상인들이 입모아 지적했다.

이어 주차 공간도 문제다.시장상인과 주민, 예술가들이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아 매일같이 다툼이 끊이질 않는다는 것이다. 지금은 상주하고 있던 예술가들도 대부분 떠났지만, 협소한 주차 시설이 손님까지 내쫒고 있는 상황이다.

상인 L씨는 /news/photo/first/201301/img_87510_1.jpg"방천시장을 이슈화만 해놓고 정작 주차장 시설 하나 갖춰진 게 없다. 그렇다고 손님이 불법주차도 할 수 없지않냐/news/photo/first/201301/img_87510_1.jpg"며 /news/photo/first/201301/img_87510_1.jpg"주차장이 없으니 손님은 더 안오고, 시장은 더 침체될 수 밖에 없다. 악순환이다/news/photo/first/201301/img_87510_1.jpg"며 울분을 토했다.

더욱 큰 문제점은 전력 문제이다. 시장내에 설치해 놓은 그물망으로 인해 시장 내부로 빛이 들지않아 낮에도 불을 켜놓고 생활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점포 내 전력 사용이 늘어나면서 전기료도 3배 넘게 나오면서 상인들은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실정이다.

상인 K씨는 /news/photo/first/201301/img_87510_1.jpg"시장을 활성화시켜주겠다는 말만 믿고 좋아했다. 하지만 제대로 배신당했다/news/photo/first/201301/img_87510_1.jpg"며 /news/photo/first/201301/img_87510_1.jpg"한 때 보여주기식으로 자기들끼리 말 맞춰서 쓸데없는 것만 잔뜩 만들어놨다. 이미 시장이 아니라 폐허가 됐다/news/photo/first/201301/img_87510_1.jpg"고 말했다.

중구청 관계자는 /news/photo/first/201301/img_87510_1.jpg"시장 일대가 재개발 계획과 맞물려있기 때문에 사실상 주택을 철거하고 주차장을 설치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는다/news/photo/first/201301/img_87510_1.jpg"며 /news/photo/first/201301/img_87510_1.jpg"아울러 소규모 환경개선 사업으로 2년 전 그물망도 설치했으나, 비가 새는 부분은 다시 검토를 하고 예산을 편성해야 되기에 지금 당장은 어떻게 할 수 없다/news/photo/first/201301/img_87510_1.jpg"고 해명했다.

한편, 2009년 설립된 방천시장 재개발조합설립추진위원회는 시장을 포함한 일대에 재개발사업을 추진했다. 이어 대구시는 주상복합건물 건립 추진계획을 승인하면서 일부 주민들은 /news/photo/first/201301/img_87510_1.jpg"재개발하는 지역에 거액을 투자하는 건 이해할 수 없다/news/photo/first/201301/img_87510_1.jpg"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김지홍기자 kjh@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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