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기숙사나 싼 곳 선호…수요 확 줄어
해마다 개강을 앞둔 2월께 ‘방 구하기 전쟁’이 벌어졌던 것과는 대조적인 상황 때문에 실제 대학가 원룸촌은 방 구하기 ‘피크(peak)‘ 시즌임에도 불구, 한산한 모습이었다.
19일 오후 2시께 대구 북구 대현동 경북대 쪽문 인근 원룸촌에는 수십여채의 원룸이 들어선 가운데 이 일대 원룸 벽면은 물론 전봇대, 대학 담벼락, 게시판 등에는 원룸 광고 전단지가 빽빽하게 붙어 있었다.
하지만 이곳 원룸촌 곳곳을 돌아다니며 확인한 결과 매년 방 구하기로 북적대던 학생들의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실제 이곳 한 부동산 중개업소 직원들은 거래가 뜸한 탓에 바깥에 나와 담배를 피며 시간을 때웠고, 학생들의 통행량이 많은 한 지점에서는 중년 여성 부동산 중개업소 직원 5명이 업무용 차량을 세워놓은 채 대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지만 이들에게 빈 방을 문의하는 학생들은 전무했다.
다만 부모와 함께 방을 구하러 나선 몇 몇 학생들이 이따금씩 인근 몇 몇 부동산 중개업소를 찾아 방을 구하는 모습만 눈에 띌 뿐이었다.
쪽문 인근 Y부동산 한 관계자는 “경북대 일대 지역은 △경대 정문~쪽문~서문 200여개 △경대 북문 맞은편 원룸촌 300여개 △경대 동문~남문 300여개 등 크게 3개 구역으로 나눠 원룸촌이 형성돼 있다”며 “이 같은 많은 원룸 숫자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인 경기불황 탓에 기숙사 등 좀 더 값싼 주거시설을 찾으려는 학생들이 많아지면서 원룸 수요 및 계약 건수가 지난해 이맘때와 비교해 30%가량 떨어졌다”고 하소연했다.
경북대 인근 다른 곳의 사정도 마찬가지였다.
같은 날 오후 2시 40분께 찾은 북문 맞은편 산격동 원룸촌 일대도 개강을 2주일가량 앞둔 시점이었지만 방을 구하려는 학생과 이를 중개하려는 부동산 중개업소 직원들의 모습은 뜸했다.
이곳 일대 원룸 벽면, 전봇대, 시내버스 정류장 쉘터 유리 벽면에는 수많은 원룸 광고 전단지가 부착돼 있었지만 빈 방을 찾는 학생들의 발길은 한산했다.
경북대 동문에서 남문으로 이어지는 원룸촌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는 등 경기침체 속에 학생들의 원룸 임차수요가 많이 줄어든 모습이었다.
경북대 북문 인근 S공인중개사 관계자는 “경북대 일원 지역의 원룸은 평균적으로 보증금 100만~200만원, 월세는 25만~40만원선인데 최근 경기가 안 좋은 상황이 지속적으로 이어지면서 이마저도 학생들이 많은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며 “이 같은 이유 때문에 최근 공과금과 관리비 등이 필요 없고 월 15만~35만원가량의 비용만 지불하면 되는 고시텔과 고시원 등을 찾는 학생들이 많아진 것도 큰 요인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무진기자 jin@idaegu.co.kr
저작권자 © 대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