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초강력 카드…개성공단 9년만에 최대위기
北, 초강력 카드…개성공단 9년만에 최대위기
  • 승인 2013.04.08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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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대남 압박 수위 최고조
정부 “유감, 北 책임져야”
개성공단잠정중단
북한은 8일 김양건 노동당 대남 담당 비서의 담화를 통해 “개성공업지구에서 일하던 우리 종업원들을 전부 철수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2007년 10월 개성공단 삼덕통상 생산라인에서 일하는 북한 근로자들. 연합뉴스
남북관계의 ‘최후 보루’, 평화를 위한 ‘완충지대’로 평가받아온 개성공단이 존폐의 갈림길에 섰다.

지난 3일부터 개성공단 통행제한 조치를 취해오던 북한은 8일 5만 3천여명에 이르는 북측 근로자의 철수와 개성공단 사업 잠정중단을 결정했다. 또 개성공단의 존폐에 대해서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북한이 개성공단 근로자 철수와 공단 사업의 잠정중단을 발표함에 따라 북측의 통행제한 조치 이후 근근이 버텨오던 개성공단 업체의 가동은 당장 9일부터 전면 ‘올 스톱’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3년 6월 공단 조성을 위한 첫 삽을 뜬지 10년 가까이만에 개성공단은 존폐의 갈림길에 서는 최대 위기를 맞은 것이다.

북한의 이번 조치는 초강력 카드로 대남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개성공단 통행제한과 잇따른 전쟁위기 고조, 미국에 대한 압박 등에도 한미를 비롯한 국제사회가 자신들의 의도대로 움직이지 않자 더 강력한 카드를 꺼낸 것으로 관측된다.

북측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은 이미 지난 4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못된 입질을 계속해 시끄럽게 놀아댄다면 우리 근로자들을 전부 철수시키는 단호한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라면서 근로자 철수를 위협한 바 있다.

현재로서는 개성공단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지만 폐쇄까지는 좀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북측이 “존폐여부를 검토할 것”이라면서 “이후 사태가 어떻게 번져지게 되는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남조선 당국의 태도 여하에 달려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근로자를 철수하고 사업을 잠정중단하겠지만 완전 폐쇄까지는 남측의 태도를 지켜보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북측이 앞으로 근로자들을 복귀시키고 통행을 정상화할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그러나 북측의 통행제한 이후 우리 정부의 대응을 감안하면 개성공단이 정상화보다는 실제 폐쇄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적지 않다.

정부는 북측의 통행제한에 대해 민간과 정치권의 당국 간 대화재개나 특파파견 요구에 대해 북측이 통행정상화를 먼저 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도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 “지금 상황은 대화를 통한 협상으로 해결될 국면이 아니다”면서 “북한이 개성공단으로 들어가는 우리 측 인원을 허용하면 원상으로 돌아가는 것이므로 협상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북측이 통행제한보다 더 상황을 악화시킨 마당에 정부가 기존 태도를 바꾸기는 더 어렵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많다.

그동안 개성공단의 안정적 유지, 발전 입장을 표명해온 박근혜 정부가 개성공단의 운명에 대해 전면적 재검토를 벌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북측이 위기를 더욱 고조시키면서 우리 내부에서도 당국간 대화나 특사파견에 대한 목소리도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이며 이에 대한 정부 당국의 대응이 주목된다.

북한이 혹시라도 개성공단을 정상화더라도 일단 멈춰선 개성공단은 뇌에 산소 공급이 중단된 환자처럼 상당한 후유증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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