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장을 열자 누가 끼워놓은 납작한 구절초
꽃판 뒤에 깃들었던 점 같은 벌레들
느리게 흩어진다 저마다의 추억을 끌고
밤하늘에 뜬 잔별 같다
다음날 보니 그들은 잠들었다
하늘이 품어 기르는, 바람이 스치면 뒤척일 것 같은
맑고 착한 별의 순한 잠
숨결이 배어져 나올 듯하다
먼 조상이며 새끼 목숨이라는 말이 후욱, 내 가슴 골짜기에 번져간다
▷▶1959년 경북 경주출생.1987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 ‘돌’. (현)경주대 문예창작과 교수. 시집: 고요 이야기외 다수
<해설> 모른다. 저 하늘에 반짝이며 떠 있는 별들. 우주의 벌레인지도, 점 같은 벌레들의 실상이 맑고 착한 별이었다니! 나 또한 별인지도 모른다, 어쩌면 벌레인지도,그래, 무엇인들 어떠리 김은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