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탄한 구조의 정통 SF만화
탄탄한 구조의 정통 SF만화
  • 김덕룡
  • 승인 2009.05.08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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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판에서 충동, 감동 선사한
'2001' 야화 25년 만에 정식 출간
1990년대 '2001 밤이야기'라는 제목의 해적판으로 출간돼 만화 독자뿐 아니라 국내 SF팬에게 충격과 감동을 선사한 호시노 유키노부의 '2001 SPACE FANTASIA (2001야화)'가 25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정식으로 출간됐다.(전3권 동시출간)

이 작품은 1984년부터 1986년까지 일본 후타바샤의 월간 '슈퍼액션'지에 연재됐으며 25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세월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완벽한 연출과 과학적 고증으로 여전히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고 있다.

'2001 야화(夜話)'라는 제목은 아랍 설화 '천일야화'와 아서 C. 클라크의 고전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를 결합해 만들었으며 초반 도입부 역시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에 대한 오마주로 장식하고 있다. 또 각 장의 제목은 저자의 의도에 따라 구미권의 SF 고전 등의 제목을 상징적으로 차용하기도 했다.

'2001야화'는 인류가 우주로 진출하는 약 4세기 동안의 과정으로 그린 SF만화다.

국내서 SF라고 하면 장르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사장되는 경우가 많은데 SF가 이를 극복키 위해서는 이야기의 패러다임이 매우 뛰어나야 한다는 조건이 불가결했다.

'과학적 허구'이기에 이야기가 어설프면 허무맹랑한 거짓으로 보이기 때문인데 국내서 유독 인기가 높은 베르나르 베르베르(물론 하드 SF라고는 볼 수 없지만)의 독자의 관심을 유발하는 소재 선택이나 이야기 구조는 매우 좋은 성공사례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2001 야화'의 이야기 구조는 완벽에 가깝다. 25년 전에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었는지 궁금할 정도다.

물론 과학적인 고증(사실 어디까지가 과학적인 근거인지 알 수 없을 만큼 치밀하다)이나 소재로 사용된 여러 아이디어는 이미 고전 SF소설 등에 등장한 것들이 많지만 그런 소재들을 통합해 자신만의 하드 SF를 완성했다는 점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특히 제1권의 열 번째 이야기인 '악마의 성' 은 압권이다.

인간과 종교, 철학과 과학을 만화 속에서 이런 방식으로 녹여낼 수 있다는 것은 실로 대단하다고밖에 표현할 길이 없다.

우주를 향한 꿈과 동경을 담아 무한하게 펼쳐진 세계 속에 담은 상상력은 매 에피소드마다 다양한 감정을 이끌어낸다.

우주에 대한 도전 속에서 의지에 가득 찬 열정을 느끼기도 하며 인류의 희망을 담은 벅찬 감동을 선사하기도 한다.

'2001 야화'는 몇 안 되는 정통 SF만화다. 놀라운 통찰력과 상상력으로 가득 찬 SF만화다. 또한 인간으로서 다양한 감정을 느끼게 하는 SF만화이기도 하다.

애니북스. 총 260쪽. 9천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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