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가 꼴찌 다음으로 불행한 나라
어린이가 꼴찌 다음으로 불행한 나라
  • 승인 2013.05.30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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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어린이달인 5월의 마지막 날이다. 우리나라가 물질적 풍요를 누리고 있는 가운데 어린이날에다 어린이달까지 지정해 놓고 있어 우리의 어린이들이 아쉬운 것이 없을 것 같다. 그러나 27일 최초로 발표된 ‘국제 어린이행복종합지수’에 따르면 한국 어린이의 행복지수는 조사 대상국 중 꼴찌 다음이었다. 어린이가 불행한 나라가 복지나 선진국을 운위하는 것이 이상하다.

국제 어린이행복종합지수는 어린이가 느끼는 행복도를 8개 영역, 29개 항목으로 나누어 수치화한 세계 최초의 지표이다. 이 지수는 한국 미국 영국 등 국제아동지표학회 소속 10개국 연구진이 공동 개발한 것이다. 처음 발표된 행복지수에서 스페인의 어린이가 1위를, 한국의 어린이는 조사 대상 8개국 중 우간다를 겨우 앞지른 7위를 차지했다. 우간다가 빈곤과 기아, 질병 등에 허덕이고 있는 세계 최빈국 중 하나임을 감안하면 충격적인 조사 결과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설문 내용을 들여다보면 한국의 어린이가 불행한 이유를 알 수 있다. 한국 어린이의 학교 만족도와 개인 시간활용에 대한 만족도는 8개국 중 최하위였다. 그들이 사교육에 치어 학교생활에 소홀하고 방과 후에도 자신만의 시간이 없음을 확인할 수가 있다. 그들의 행복감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인정되는 가족활동 부문에서도 한국이 가장 불행한 나라로 나타났다. 어린이의 대인관계나 건강 만족도는 겨우 7위였다.

한국 어린이의 행복지수는 1인당 GDP가 한국의 5분의 1도 안 되는 알제리보다 낮았다. 그들의 행복도가 경제력에서 한국의 40분의의 1에 불과해 심지어 끼니까지 굶는 우간다를 겨우 앞질러 최하위를 면한 것이다. 한국의 어린이들이 좋은 옷이나 컴퓨터, 인터넷, 스마트폰을 갖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이 같은 물질적 풍요 속에서 심리적 불행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행복지수에서 1위를 차지한 스페인에서 해답을 찾을 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은 지난해 유럽연합(EU)로부터 구제금융을 받는 등 경제적으로는 불안하지만 어린이들은 가장 행복하다. 특히 스페인 어린이의 행복지수에 가장 좋은 영향을 끼친 것이 가족과의 활동과 학업스트레스 분야였다. 아직까지 주류인 3대 대가족 안에서 생활하며 스페인 어린이들은 방학이 되면 우리나라 어린이처럼 학원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여행이나 스포츠, 예술 활동 등을 한다. 우리가 주목할 만한 일이다. 어린이를 행복하게 하는 일이 곧 나라를 행복하게 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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