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기집애는 세상에서 가장 멋진 여자”
“나쁜 기집애는 세상에서 가장 멋진 여자”
  • 승인 2013.06.04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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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애니원 리더 씨엘, 솔로 데뷔
첫솔로곡발표한투애니원씨엘
대중에게 떠오르는 이 여가수의 이미지는 ‘당당함’ 혹은 ‘무대 위 야수’다.

몸담은 그룹 투애니원에서 ‘누가 제일 잘나가?’를 되뇌며 ‘으쓱’하더니, 이제는 자신을 가리켜 아예 ‘나쁜 기집애’라고 외친다. 지난 28일 첫 솔로곡 ‘나쁜 기집애’를 발표한 그룹의 리더 씨엘(본명 이채린·22)이다.

지난 3일 홍익대 인근의 한 카페에서 그를 인터뷰했다.

“씨엘은 ‘나쁜 기집애’지만, 채린은 ‘착한 기집애’에요. ‘씨엘’과는 100% 들어맞지만 ‘채린’과는 정반대입니다.”

최근 공개돼 화제를 모은 뮤직비디오에서 여전한 카리스마를 뽐내 눈길을 사로잡은 그는 실제로 ‘나쁜 여자’는 아니라며 ‘생긋’ 웃는다. 무대 위에서 펼치는 강렬한 퍼포먼스와는 사뭇 달리 여성적인 단아한 패션도 즐기고, 취미는 요리란다.

“‘나쁜’이란 게 악(惡)하다는 게 아니라 ‘멋있다’는 걸 ‘나쁘다’고 표현한 거에요. 사실 ‘나쁜 기집애’는 1년 전쯤 테디(YG 프로듀서) 오빠와 말장난을 하다가 나온 단어에요. 만약에 솔로를 한다면 ‘난 나쁜 기집애’라고 말하면 재미있겠다고 했죠.”

우연히 나온 아이디어라는 이야기. 노래 제목의 영어 표기인 ‘더 배디스트 피메일’(The Baddest Female)은 씨엘이 평소 즐겨 쓰는 자신만의 문구기도 하다. 이는 그가 데뷔 전 섰던 소속사 합동 무대에서 만들어진 랩의 일부분이었다.

씨엘은 “그때는 제가 데뷔하기도 전이고, 지금의 씨엘의 이미지가 만들어지기도 전”이라며 “아마 가장 멋있는 여자가 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사용했던 것 같다. 그때도 ‘멋있다’는 의미로 썼다”고 설명했다.

‘나쁜 기집애’는 YG엔터테인먼트의 수많은 히트곡을 만들어낸 테디의 작품으로, 씨엘은 작사에 직접 참여했다. 발라드의 그것과 비슷한 BPM(분당 박자 수) 70의 느린 힙합인 이 곡은 덥스텝·더기 등 최근 유행하는 사운드 공식을 따랐다.

“투애니원이라는 그룹 안에 있으면서 보컬로도 활동하는 바람에 래퍼로서 모습을 그동안 충분히 보여드리지 못한 것 같았어요. 이번에 힙합을 들고 나온 것도 제가 좋아하는 장르기 때문이었죠.”

그는 “가장 먼저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여성 래퍼로서의 모습”이라며 “앞으로도 솔로를 한다면, 보컬로서의 모습도 보여주고 싶다”고 의욕을 감추지 않았다.

씨엘은 이 곡에서 “그래 나는 쎄 아주 사납게, 너 정도론 날 절대 감당 못해”라고 포효하며, 자신에게 그동안 씌워진 강한 이미지를 부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번쩍번쩍’ 금니까지 착용하는 등 뮤직비디오 속 난해한 패션을 통해 이를 한층 더 드러냈다.

“저는 항상 ‘저’였어요. 투애니원 안에 있는 씨엘이든, 혼자 나온 씨엘이든 늘 제가 좋아하는 걸 했죠. 지금도 제가 하고 싶은 걸 하는 것 같아요.”

그는 “약하거나 부드러운 모습을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며 “현재 내가 멋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하는 게 좋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우연의 일치로 최근 가요계로 돌아온 선배 가수 이효리의 타이틀곡도 ‘배드 걸스’(Bad Girls)다. 그야말로 나쁜, 혹은 그의 표현을 빌리면 ‘멋진’ 여자 전성시대인 셈이다.

“저는 투애니원 활동을 할 때도 늘 ‘여성 파워’를 응원했어요. 가사에서도 그런 부분을 많이 표현하고 싶었죠. 여성 분들께서 더 독립적으로 강하게 됐으면 하는 바람에서요.”

씨엘은 ‘나쁜 기집애’와 ‘배드 걸스’ 가운데 누가 더 나쁘냐는 짓궂은 질문에 “다 같이 나빴으면 좋겠다”며 “요즘 여성 파워가 강해지는 걸 반영한 것 같다”고 말하고서 호탕하게 웃었다.

‘나쁜 기집애’는 그가 지난해 7월 투애니원의 ‘아이 러브 유’(I LOVE YOU) 이후 약 11개월 만에 선보인 신곡. 투애니원은 지난해 글로벌 투어로 전 세계를 누비는 대신, 1년 가까이 국내 팬들을 만나지 못했다. 팬들로서는 아쉬움도 클 법하다.

이번 솔로 프로젝트도 불과 몇 주전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가 “2주 후 솔로 음반이 나올 테니 뮤직비디오를 준비하라”고 말해 알았다.

“무대에 올라가면 항상 무릎을 다치고 목이 쉬어요. 그 에너지가 너무 좋나 봐요. 어떤 것보다도 아찔하고 중독성 있는 느낌이죠. 지난해 한국에서는 아쉽게 찾아뵙지 못했지만 많은 해외 팬을 만날 기회를 얻었어요. 저희에게는 뜻 깊은 시간이었죠.”

씨엘은 ‘나쁜 기집애’ 활동을 마치고서, 조만간 ‘본업’인 투애니원으로도 팬들을 만날 계획이다.

“사실 지난해 ‘아이 러브 유’ 때는 원래 또 다른 앨범이 예정돼 있어서 평소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드렸어요. 곧이어 투애니원의 원래 음악 색깔을 선보이려 했지만, 타이밍이 맞지 않았죠. 이번에는 정말 ‘투애니원스러운’ 모습으로 시원한 음악과 함께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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