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 썰매 끌어주며 추억 쌓아
70대 어르신 “오랜만에 즐거워”
내년 2월 7일까지 연중무휴 운영
20일 오후 3시께 팔거천야외스케이트장, 개장 첫날부터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헬멧과 장갑을 착용한 채 스케이트를 타는 시민들로 북적거렸다.
패딩 점퍼와 방한 모자 등 추위에 중무장한 시민들은 형형색색의 헬멧을 빌려 쓰고 아이스링크장을 누볐다. 펭귄 모양의 보조기구에 의지해 한 걸음 내딛는가 하면 익숙한 듯 ‘쌩쌩’ 달리는 아이들도 있었다.
자녀와 함께 온 한 부모는 아이스링크장 외벽에서 자녀를 기다리다 자녀의 요청에 못 이겨 스케이트를 빌려 신기도 했다. 함께 마련된 민속 눈썰매장에서는 친구들이 서로를 끌어주며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이날 스케이트장 이용객들은 5세부터 70대까지 각양각색이었다.
아이스링크장을 빠져나오며 “스케이트 벗는 것을 도와달라” 요청하던 김상철(75) 씨는 “집 앞 산책을 나왔다가 스케이트장이 생긴 걸 보고 혼자 와 봤다. 마침 들고 다니던 목장갑이 있어서 다행이었다”며 “오랜만에 타보는데 몸무게가 는 건지 나이가 든 건지 진이 빠진다. 그래도 동심으로 돌아간 듯해 즐겁다”며 쑥스러운 듯 웃었다.
반 친구들 10여 명과 함께 스케이트를 타던 최현서(13·동평초등학교) 군은 “수요일은 일찍 마치는 날이라 학교 친구들과 함께 왔다. 벌써 두 시간째 타고 있다”며 “너무 신나서 추운지도 몰랐다. 집에 가기 싫다”며 엄지를 치켜들었다.
이날 개장한 팔거천야외스케이트장은 대구 지역 두 번째 공공 야외스케이트장이다. 아이스링크장과 전통민속썰매장, 아이스튜브슬라이드 그리고 휴게실과 매점 등 부대 시설을 갖췄다.
내년 2월 7일까지 연중무휴로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 주말엔 오후 8시까지 운영된다. 1회차 별 1시간이며 회차 사이 30분간 정빙 시간이 있다. 입장료와 장비 대여료는 1시간에 1인 1회 1천원, 아이스튜브슬라이드는 2천원이다.
류예지기자 ryj@idaegu.co.kr